2020.11.03 17:22

11월이 왔으니 / 성백군

조회 수 151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11월이 왔으니 / 성백군

 

 

나뭇잎이 떨어집니다

겨울을 앞에 두고

나무들이 옷을 벗습니다

 

가을을 마무리하는 11월이

이생의 삶을 정리하고 저승으로 향하는 인생처럼

하나하나 나뭇잎을 털어냅니다

그동안 걸치고 있던 입성들이

바닥에서 바람처럼 굴러다닙니다

 

부도 명예도 권세도

영명길 가는 나그네에게는 짐이 된다고

장식품을 벗는 이치를

나무는 나목이 되므로 보여 줍니다

알몸이 되어야 앞이 잘 보인다고

허공에다 잔가지 큰 가지로 지나온 길을

박아 놓았습니다

 

가야지요

삶 넘어, 몇 안 남아

세상 바람을 이기겠다고 발버둥 치는 잔잎이

노욕이 아니었으면 좋겠습니다

다 벗어 버리고 가벼워진 몸으로

초겨울 찬바람 앞에 서 보겠습니다

11월이 왔으니 가을이 가기 전에

인생의 끝자락에서 하늘을 향하여

매듭 없는 승리의 함성을 지르겠습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730 목이 말라도 지구는-곽상희 file 미주문협 2020.09.06 68
729 영원한 꽃이니까요! / 김원각 泌縡 2020.09.07 128
728 바람의 일대기 / 성백군 하늘호수 2020.09.08 121
727 미소와 함께 / 김원각 泌縡 2020.09.15 158
726 와이키키 잡놈 / 성백군 하늘호수 2020.09.15 108
725 코로나 현상 / 성백군 하늘호수 2020.09.22 126
724 영원한 친구라며 그리워하네! / 김원각 泌縡 2020.09.25 231
723 뜨는 해, 지는 해 / 강민경 강민경 2020.09.27 115
722 볶음 멸치 한 마리 / 성백군 하늘호수 2020.09.29 146
721 동심을 찾다 / 김원각 泌縡 2020.10.03 136
720 가을 묵상/강민경 강민경 2020.10.06 145
719 가을빛 / 성백군 하늘호수 2020.10.07 122
718 두루미(鶴)의 구애(求愛) / 김원각 泌縡 2020.10.10 105
717 계몽 군주와 테스 형 / 성백군 하늘호수 2020.10.13 310
716 해님이 뒤통수를 치며 환하게 웃는다 / 김원각 泌縡 2020.10.18 184
715 가지 끝에 내가 있다 / 성백군 하늘호수 2020.10.20 182
714 어미 새의 모정 / 김원각 泌縡 2020.10.26 177
713 가을, 수작 떨지 마 / 성백군 하늘호수 2020.10.27 133
712 간직하고 싶어 泌縡 2020.11.03 141
» 11월이 왔으니 / 성백군 하늘호수 2020.11.03 151
Board Pagination Prev 1 ... 74 75 76 77 78 79 80 81 82 83 ... 115 Next
/ 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