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2.11 10:05

가을나무

조회 수 110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가을나무

정용진 시인

 

태양빛이 얇아지고

지나는 바람결이 소슬해지면

시냇가에

자신의 실체를 드러내듯

나뭇잎들을 하나 둘 떨구면서

가을 나무가 하는 말이

예사롭지 않다.

 

너무 뜨겁던 날 괴로웠다.

폭풍우가 쏟아지던 밤이 힘들었다.

성숙한 과일들이

지체에서 떨어져가던 날

마음이 몹시 아팠다.

찬 서리가 내리치던 초겨울

끝내 뜨겁고 붉은 눈물을 흘렸다.

 

가을 나무는 벗은 채

신 앞에 홀로서는

단독자의 자세로

지난 삶을 심판 받는다.

내면 깊숙이 고뇌의 흔적으로

가슴 속에 둘려지는 연륜(年輪).

 

가을 나무는

알몸으로 서서 흰 눈을 기다리며

가지마다 볼록볼록

생명의 꽃봉오리를 키우고 있다.

 


  1. 눈물꽃 / 천숙녀

  2. 가을을 아쉬워하며 / 김원각

  3. 청국장 / 천숙녀

  4. 빛, 문을 향하여 / 천숙녀

  5. 복수초 / 천숙녀

  6. 화장 하던날

  7. 연하장을 띄웁니다 / 천숙녀

  8. 가을나무

  9. 때늦은 감사 / 성백군

  10. 못 짜본 베 / 천숙녀

  11. 비켜 앉았다 / 천숙녀

  12. 아침나절 / 천숙녀

  13. 몽돌 / 천숙녀

  14. 지문指紋 / 천숙녀

  15. 아버지 / 천숙녀

  16. 침묵沈黙 / 천숙녀

  17. 묵정밭 / 천숙녀

  18. 2월 엽서.1 / 천숙녀

  19. 사과껍질을 벗기며

  20. 등나무 / 천숙녀

Board Pagination Prev 1 ... 29 30 31 32 33 34 35 36 37 38 ... 115 Next
/ 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