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0.12 22:32

가을 냄새 / 성백군

조회 수 194 추천 수 0 댓글 2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가을 냄새 / 성백군

 

 

길 가다가

한국 마켓에 들렸다

감 밤 대추 석류, 가을 냄새가 뭉클하다

그 냄새 꺾어 집에 가져오려고

이것저것 뒤척이며, 고른다

 

땡볕에 탄 것

바람에 멍든 것

가뭄에, 장마에, 시달려 겉늙은 것

벌레에 먹혀 쭈그러진 것

빼내고, 고르다 보니 남은 것은 몇 안 된다

이것 가지고는 너무 적어

가을 냄새 맡기도 쉽지 않다

 

나도 가을인데

살아오면서 이런 일, 저런 일, 빼고 나면

온전한 것이 얼마나 될까

그것만 가지고 어른 냄새가 날까

아무래도 자신 없어 이리저리 고르다 말고 훌 썩어

한 광주리 담아 값을 치렀다

 

도마에 올려놓고

마무리 손질을 한다

다 내 것인데 아깝지 않은 것이 없다

버릴 것이 하나도 없어 칼날이 지나간 자리를

쪽쪽 빨며 맛있다. 가을이다.” 한다

 

   1170 - 10012021

 

 

  • ?
    독도시인 2021.10.13 13:03
    나도 가을인데
    살아오면서 이런 일, 저런 일, 빼고 나면
    온전한 것이 얼마나 될까
    그것만 가지고 어른 냄새가 날까
    아무래도 자신 없어 이리저리 고르다 말고 훌 썩어
    한 광주리 담아 값을 치렀다

    도마에 올려놓고
    마무리 손질을 한다
    다 내 것인데 아깝지 않은 것이 없다
    버릴 것이 하나도 없어 칼날이 지나간 자리를
    쪽쪽 빨며 “맛있다. 가을이다.” 한다


    공감하였습니다
    저 역시 가을에 서성이고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 ?
    하늘호수 2021.10.19 20:22
    감사합니다
    수확이많으시기를 기원합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10 시조 코로나 19 – 갈래 길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10.07 123
309 시조 575 돌 한글날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10.08 659
308 시조 침針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10.09 118
307 시조 나팔꽃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10.10 130
306 시조 원앙금鴛鴦衾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10.11 163
305 시조 택배 –집하集荷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10.12 172
» 가을 냄새 / 성백군 2 하늘호수 2021.10.12 194
303 시조 손을 씻으며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10.13 257
302 시조 그립다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10.14 115
301 시조 잡초雜草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10.15 155
300 시조 이 가을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10.16 119
299 시조 분갈이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10.17 123
298 시조 오늘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10.18 146
297 시조 무도회舞蹈會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10.19 184
296 구겨진 인생 / 성백군 2 하늘호수 2021.10.19 102
295 시조 지우개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10.20 109
294 시조 느티나무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10.21 127
293 시조 위로慰勞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10.22 211
292 시조 육필 향기香氣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10.23 122
291 시조 독도獨島 칙령의 날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10.24 157
Board Pagination Prev 1 ... 95 96 97 98 99 100 101 102 103 104 ... 115 Next
/ 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