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
2022.02.08 13:31

길 / 천숙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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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 천숙녀

 

살아서 꿈틀거리던 푸른 핏줄 서는 손등

겨운 세상 갈아엎을 용기가 내게 있나

뿔뿔이 몸을 숨기며 엎드려 포복匍匐이다

내 몸은 엎드렸지만 뿌리를 다쳐선 안 돼

부딪혀 지친 세속 바랑에 걸머메고

장엄한 푸른 들판에 숨긴 씨앗 여물이고

혼절한 아픔들은 내일이면 지 나 간 다

삶의 질곡 휘청 이던 한 끼는 건너 왔다

헐거운 마음자리에 한 생애를 펼치는 길


  1. 침묵沈黙 / 천숙녀

  2. 2월 엽서 . 2 / 천숙녀

  3. 2월 엽서 . 1 / 천숙녀

  4. 마음자리 / 성백군

  5. 이제야 / 천숙녀

  6. 찔레 향기 / 천숙녀

  7. 뼈 마디들 / 천숙녀

  8. 지워질까 / 천숙녀

  9. 말리고 싶다, 발 / 천숙녀

  10. 입춘대길(立春大吉) / 성백군

  11. 길 / 천숙녀

  12. 찬 겨울 시멘트 바닥에 누워보면 / 천숙녀

  13. 낙장落張 / 천숙녀

  14. 곡비哭婢 / 천숙녀

  15. 아득히 먼 / 천숙녀

  16. 동안거冬安居 / 천숙녀

  17. 거울 / 천숙녀

  18. 마스크 / 성백군

  19. 설날 아침 / 천숙녀

  20. 함박눈 / 천숙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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