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
2022.03.16 15:22

똬리를 틀고 / 천숙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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똬리를 틀고 / 천숙녀

 

밟혀야 살아나는 푸른 피가 도는 보리

내 안의 수분 들은 스스로 지켜내며

벌판에 누워 꿈꾸며 잎 잎마다 물들였다

생을 잡고 버티던 몸 발끝이 아려오고

넘어져 깨진 무릎은 오늘도 피멍이다

납작이 엎드렸다고 비굴이라 말하지 말라

베이지 않고서 는 쓰린 아픔 누가 알까

 

꼭꼭 숨어 숨죽이고 있는 딱정 벌레 한 마리

 

땅 심에 똬리를 틀고 박음질 하고 있다


  1. 말씀 / 천숙녀

  2. 꽃보다 나은 미소 / 성백군

  3. 서성이다 / 천숙녀

  4. 꽃씨 / 천숙녀

  5. ​숨은 꽃 / 천숙녀

  6. 지금 여기의 나(我) / 천숙녀

  7. 먼 그대 / 천숙녀

  8. 절제 / 성백군

  9. 여행 / 천숙녀

  10. 내 길로 가던 날 / 천숙녀

  11. 봄볕/ 천숙녀

  12. 깨어나라, 봄 / 천숙녀

  13. 젖은 이마 / 천숙녀

  14. 똬리를 틀고 / 천숙녀

  15. 물소리 / 천숙녀

  16. 부딪힌 몸 / 천숙녀

  17. 봄 / 천숙녀

  18. 등불 / 천숙녀

  19. 나는, 늘 / 천숙녀

  20. 산수유 피던 날에 / 천숙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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