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9.29 09:40

까치밥

조회 수 127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까치밥 > 

 

 

시절이 가난하다고

마음마저 궁하지는 않았소

 

외려 이웃을, 주변을 더 배려하고

타인의 아픔을, 배고픔을 더 측은히 여겼지

나도 잘 아니까, 배고픈 게 뭔지…

 

마주치는 이에게

진지 드셨습니까, 저녁 드시고 가세요

물론 때꺼리가 달랑거리고, 아니

쌀독 긁히는 소리가 날 망정

그래야 마음이 편했지

못 말리는 사람들

 

식량이 모자라

죽 문화가 발달했다더만

그건 죽도 아니었다네, 그냥 물 붓고

있는 것 뭐든지 밥 조금하고 함께 푹푹 끓이는

그러다 한 식구 더 오면, 새 손님이 들면

거기 물 한 바가지 더 붓고 끓이는

우리네 아낙들은 다 유명 쉐프였으니까

 

단풍 들고 서리 내릴 무렵

벌겋게 익은 뒤뜰의 감 수확할 때면

아버지들은 으레 가지 끝 몇 알을 남기셨소, 그건

세상없어도 지켜야 하는 천칙(天則)

배고픈 까치, 저들도 생명, 이웃이니까

우리가 그런 걸 보면서 자랐구먼

 

그 까치들, 까마귀들 오늘 아침

여기 미국까지 배웅을 왔네

몹시도 반갑다

행복하게 잘들 살거라

 

 

 

 

93043_5106_422.jpg

 

images.jpeg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67 천국 입성 / 성백군 하늘호수 2022.07.20 109
466 세상, 황토물이 분탕을 친다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1.24 109
465 心惱 유성룡 2008.02.22 108
464 시조 우리 사랑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2.03.05 108
463 자목련과 봄비 / 성백군 하늘호수 2019.02.26 108
462 왜 이렇게 늙었어 1 강민경 2019.12.17 108
461 나목에 핀 꽃 / 성백군 하늘호수 2021.01.13 108
460 시조 빛, 문을 향하여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2.13 108
459 시조 건강한 인연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2.24 108
458 시조 연(鳶) / 천숙녀 1 file 독도시인 2021.03.16 108
457 시조 코로나 19-맏형이 동생에게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9.18 108
456 시조 메타버스 독도랜드 (Metabus DokdoLand)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2.01.13 108
455 시조 명당明堂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11.21 108
454 시조 메타버스 독도랜드 (Metabus DokdoLand)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12.28 108
453 시조 먼-그리움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2.01.23 108
452 시조 설날 아침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2.02.01 108
451 시조 조심스러운 마음으로 ... file 독도시인 2022.02.27 108
450 한해가 옵니다 김사빈 2008.01.02 107
449 바람아 유성룡 2008.02.28 107
448 시간의 탄생은 나 강민경 2015.07.09 107
Board Pagination Prev 1 ... 86 87 88 89 90 91 92 93 94 95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