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0.31 15:39

갈잎 / 성백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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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잎 / 성백군

 

 

베란다 들창으로 내다보이는

저 활엽수 갈잎

일전에 전해받은 젊은 지인의 부고 같다.

 

육십 대인데

이제 겨우 가을 입군데

곧 있으면 단풍 들 텐데, 뭐가 그리 급해서

사고사인지 병사인지 모르겠지만

흉하다

 

죽음 앞에

마땅히 위로해야 하겠지만

늙음이 싫다고 스스로 자진한 것 같아

추하다. 싫다.

 

가을엔

단풍이 꽃보다 아름다운 것도 모르고

일찍 죽은 저 갈잎

늙음을 욕보인다고 청소부 아저씨가

포대에 쓸어 담아 숨도 못 쉬게

아귀를 꼭꼭 묶어 길거리에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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