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0.15 06:04

가족 풍경화 / 성백군

조회 수 510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가족 풍경화 / 성백군

 

 

가족 그림은

저녁이 제일 선명합니다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코로 냄새를 맡고,

혀로 맛볼 수가 있습니다

 

이른 석식(夕食)을 끝내고 마을 골목길을 걷다 보면

집집이 들창마다 전깃불이 켜지고

아이들의 떠드는 소리와 어른들의 호탕한 웃음소리와

도란도란 부부의 속삭임에 무슨 일이 있는가 싶어

귀가 열립니다. , 구수한 음식 냄새

코가 맛을 보고, 혀가 군침을 흘립니다

 

아침에 일을 찾아 세상으로 흩어졌던 식구들이

하루의 일과를 끝내고 다시 모여드는 그때가

저녁이면 저녁은 풍경이 되고

사연에 경계가 없으면 다 가족이 되는데

 

늙은 우리 부부

손잡고 불편한 몸을 서로 의지하며 걷다가

잠시 걸음을 멈추며 어둠 속을 돌아봅니다

아무도 없습니다

 

혹시나 아들, 딸이 집에 오지 않았을까 싶어

머리로 옛 가족 그림 한 장 그리며

서둘러 발걸음 재촉합니다.

 

   1425 – 09112024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67 시냇가 백로 / 성백군 하늘호수 2024.09.17 551
66 껍질과 속 / 성백군 하늘호수 2024.09.24 534
65 손잡아(Hold hand) / 성백군 하늘호수 2024.10.01 613
64 칼날의 각도 / 성백군 하늘호수 2024.10.08 502
» 가족 풍경화 / 성백군 하늘호수 2024.10.15 510
62 마음 치유 약 / 성백군 하늘호수 2024.10.22 534
61 각자도생 / 성백군 하늘호수 2024.10.29 488
60 핼러윈(hallo win) 아이러니 / 성백군 하늘호수 2024.11.05 485
59 세쿼이아(sequoia) / 성백군 하늘호수 2024.11.12 530
58 석양 아래서는 나뭇잎도 / 성백군 하늘호수 2024.11.19 483
57 시조 담쟁이 일생 / 성백군 하늘호수 2024.11.26 529
56 만추와 잔추 사이에서 / 성백군 하늘호수 2024.12.03 495
55 가을에는 하늘을 보고 / 성백군 하늘호수 2024.12.10 485
54 겨울 입구 / 성백군 하늘호수 2024.12.17 465
53 상갓집 줄초상 / 성백군 하늘호수 2024.12.24 482
52 낮달4 / 성백군 하늘호수 2024.12.31 472
51 불 켜진 창 /성백군 하늘호수 2025.01.07 500
50 명당자리 / 성백군 하늘호수 2025.01.14 508
49 안개 / 성백군 하늘호수 2025.01.21 462
48 바람 앞에 민들레 / 성백군 하늘호수 2025.01.28 559
Board Pagination Prev 1 ... 109 110 111 112 113 114 115 116 117 118 Next
/ 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