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야에서 들리는 소리
    
                     이 용 애

끝이 보이지 않는 애리조나의 황야
그 가운데로
곧게 뻗은 고속도로를
제트 비행 운과
평행으로 달린다

길옆 드넓은 벌판 위
어디선가 달려나올 것 같은
말 등에 엎딘 카우보이
힘찬 채찍 소리 들려온다

길도 없는 들판을
종횡무진 말을 몰아 달리다가
밤이면 담요 한 장 풀밭에 깔고
별을 바라 잠을 청하던 그들이
말을 몰아 소 떼를 지키던 황야


모닥불에 끓인 커피 한 잔으로
피로를 풀던 그들에겐
고속도로도 자동차도
비행기도 인터넷도 없었다
그런 그 들이 더 행복하지 않았을까

그들이 지금의 우리를 보고
왜 그리 많은 것이 필요하냐고
왜 그리 숨막히게 질주만 하느냐고
설레설레 고개를 젓지 않을까

그런 것 없이도
우리는 행복했었노라고
훨씬 아름다운 인생이었노라고

황야에서 들리는 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