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호 서재 DB

최선호의 창작실

| 최선호의 창작실 | 내가 읽은 좋은 책 | 독자창작터 | 비밀글쓰기 | 회원신간 | 추천도서 | 문학자료실 | 일반자료실 |

운문 우리 집 앞마당에

2016.12.07 09:52

최선호 조회 수:16

 

 

우리 집 앞마당에  

 

 

 

우리 집 앞마당에

오렌지나무 한 그루와

자카란다 한 그루가

남매처럼 다정히 서 있다

오렌지나무는 이사 오기 전부터 있었지만

자카란다는 내 환갑에 아내와 함께 심었다

이 집의 전 주인은  미국이름을 가진 김 사장이고

그의 부인은 인기연예인 염복순 씨인데

그 부부는 집을 팔면서 집 자랑은커녕

오렌지 맛은 세상에서 제일일 거라고

내 귀에 못을 박았다

이 오렌지 맛을 본 내 누이는

이런 나무를 제 집에도 심고 싶어

가지를 꺾어다가  심어놓고 영양분을 주어보고

자라기를 기다렸지만 어림도 없는 일이었다

씨가 있으면 오죽이나 좋으련만

사반세기가 흐른 어느 날 아내의 입에서

오렌지 씨 하나가 나왔는데, 호기심에 싸여

곧 바로 누이 집으로 실려가서 화분에 심기어져

얼마나 누이 속을 달구는지 온몸을 달구더니

드디어 싹이 나왔다고, 싹이 나왔다고

누이 속까지 오렌지가 되는가 싶은 것이다

우리 집 앞마당 자카란다는 해마다 그 오렌지 맛을

고운 보라꽃빛 눈치로 전해 주는데 

새 다람쥐 고양이들과  오렌지 맛을 아는 우리들 곁에

하늘을 찌를 듯 쭉 뻗은 일곱 그루의 상록수는

마당 가에 넓고 긴 그늘이랑 바람을 내려

온 몸을 시원하게 간지러주는구나 

이런 것들에 둘러싸여 하늘을 우러르면

저 하늘 끝에 우리 집 앞마당이 또 하나 펼쳐 있고

거기 물끄러미 내가 서 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15 간 밤 내게 오신 주님 최선호 2016.12.07 18
314 새 봄에 최선호 2016.12.07 18
313 雪中梅花 최선호 2016.12.07 31
312 속삭임 최선호 2016.12.07 102
311 섬의 노래 최선호 2016.12.07 21
310 예수 그리스도 최선호 2016.12.07 12
309 순수 읽기 최선호 2016.12.07 14
308 비상하는 피링새 너 [1] 최선호 2016.12.07 35
307 비 내리는 날 최선호 2016.12.07 18
306 내 영혼의 지정석 최선호 2016.12.07 68
305 나는 그리스도 인 최선호 2016.12.07 23
304 그냥 최선호 2016.12.07 16
303 순수 최선호 2016.12.07 34
302 지금 [1] 최선호 2016.12.07 51
301 나는 울어라 최선호 2016.12.07 15
300 고독 최선호 2016.12.07 18
299 꽃잎 최선호 2016.12.07 28
298 울려 주소서 최선호 2016.12.07 20
297 그 생애 최선호 2016.12.07 15
» 우리 집 앞마당에 최선호 2016.12.07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