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일 / 성백군
맨땅에 등을 누이고 하늘을 바라본다
팔다리 한껏 뻗으며
하늘을 담아보다가, 안아보려고
온몸을 오므리는데
하늘은 어느새 빠져나가 여전히 하늘에 있고
내 품만 허전하다
세상사는 일도 이와 같아서
세상을 내 것으로 만들겠다고 주먹을 쥐어보지만
쥐는 순간
다 빠져나가고 잡히는 것은
한 주먹뿐
그나마 놓칠까 봐 움켜진 손 펴지 못하고
맨날 힘주며 주먹으로 살아야 하거니
펴고 살 일이다
힘 풀고 살 일이다
그래야 꼭 필요할 때 힘껏 쥘 수 있겠지만
할 수만 있다면 평생을
쥘 일 없이 사는 것이 좋겠다
힘줄 일없이 사는 것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