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늘 / 성백군
봄인가 싶었는데
벌써 오월 중순
걷다 보면 그늘이 그리워지는
초여름입니다
내 나이도 이제, 여든이 눈앞
몸이야 아무 그늘에서나 쉬면 된다지만
마음은 초록 그늘이어야 합니다
꼬박꼬박 기다려지는
주말, 아이들 삼 남매가 돌아가며 찾아와
장도 봐주고, 식사도 나누고, 이런저런 세상이야기하며
마음을 짚다 보면
나는 어느새 초록 그늘 아래 있습니다
아이들도 단풍 그늘이 좋아지도록
그동안 내 묵은 삶의 이력
빨강 노랑 하양을 전하며 친하고 싶은데
언어와 문화가 가로막아
오십 년 이민생활이 헛발질입니다.
1489 - 05102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