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25 07:17

길 떠나는 가을 / 성백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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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떠나는 가을 / 성백군

 

 

강물이 포구에 앉아

바다를 바라봅니다

파도가 거품을 끓이며

내지르는 포효에

늙음은

주춤주춤  발걸음이 무겁습니다

 

열매도 떨구고

잎도 털어내며

다 지웠는데 또 무엇을 원하는지

세상 바람이 차갑습니다

 

모진 세월에게 자비를 구걸하느니

발가벗고 하늘을 향하여

빛의 사랑을 기다리는 게

나목의 살길이라고

햇빛이 가지 사이에서 별처럼 반짝입니다

 

늙음,  그게 다가 아닙니다

겨울 다음에 봄이 오듯

죽음 다음에는 부활이 있다고

길 떠나는 가을이 나을 위로합니다

 

   1550 – 1114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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