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래어 표기법을 논한다. (끝)
2007.04.22 19:11
외래어 표기법을 논한다. 14
현행 <외래어 표기법>제 1장 제5항에는 “이미 굳어진 외래어는 관용을 존중하되, 그 범위와 용례는 따로 정한다.”라고 되어 있다.
이것을 나쁜 의미로 해석한다면, 그 외래어가 비록 일제의 잔재이거나 또는 발음이 심하게 틀리는 잘못된 표기일지라도 관용으로 굳어진 것은 고칠 수 없다는 말이다.
“(전략) 인위적으로 어향을 바꾸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중략) 온 국민이 ‘모델’로 써 온 것을 영어 발음과 다르다고 해서 ‘모들’이나 ‘마들’로 바꿀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우리말 우리글 바로 쓰기> 117쪽)
<외래어 표기법>이라는 것은 외국어의 발음을 한글로 표기해서 쉽게 알아듣고 말하기 쉽게 하기 위함이 근본 목적이지 외국어를 우리말로 만들기 위한 목적이 아니다.
그러므로 잘못 발음됐거나 표기가 잘못된 것은 아무리 관용으로 굳어졌다 하더라도 나라에서 이것을 고쳐서 백성들에게 올바른 말을 가르칠 의무를 지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그러한 것들을 아예 고칠 수 없도록 만든 것은 이 조항이 나랏말 정책을 맡고 있는 공무원들이 직무를 유기하거나 복지부동의 자세를 취해도 아무런 책임을 물을 수 없도록 하는 독소조항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 결과 우리는 과거 일제 치하에서 쓰던 일본식 발음으로 된 외래어들을 고스란히 물려받아 계속하여 쓰고 있으니 외국어 발음, 특히 영어 발음이 세계에서 일본 다음으로 취약성을 나타내고 있다.
더욱이 이처럼 잘못 발음된 영어를 우리말이라고 하여 일상생활에서 매일 사용하고 있으니 이 땅에서 평생 영어 공부를 해도 올바른 발음으로 대화하기는 불가능하다.
그러니까 우리 노동자들이 피땀으로 벌어들인 외화를 낭비하면서 조기유학이나 어학연수를 보내며, “기러기 아빠”라는 이상한 용어의 가장이 생기며 극단적으로는 자살하는 기러기 아빠가 생겨나는 괴상한 사회형태로 흘러가고 있는 것이다.
또한 어느 못난 어미는 아이의 영어 발음을 위해서 멀쩡한 혀를 수술해 주는 웃지 못 할 촌극을 벌려 우리를 비웃음의 대상으로 만들고 있다.
우리도 영어를 잘 하는 나라가 되자고 목청을 높이지만 기초가 부실하니 삼풍백화점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누누이 말하지만 “외래어”는 우리말이 아니라 외국어를 빌려 쓰는 말이다.
[파이팅]은 우리말이고 [잍잉]은 외국어라는 따위의 사고방식은 잘못이다.
예를 들면, [아자]라는 말이야말로 우리말이고, [파이팅]은 영어 “fighting”의 발음을 잘못 표기한 것이고 [잍잉]이 올바른 발음이라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따라서 [파이팅]이라는 잘못된 표기를 하도록 되어 있는 현행 <외래어 표기법>이 잘못되어 있는 것이지 백성들이 발음을 잘못하는 것이 결코 아니다.
외래어를 우리말이라고 정의한다면 우리말로 순화된 [아자]라는 말도 우리말이고, [파이팅]이라는 말도 우리말이라고 해야 한다.
그러면 어느 어휘가 진짜 우리말이냐고 묻는다면 어느 것이 우리말이라고 대답해야 하는가?
[파이팅]은 fighting의 잘못된 발음일 뿐 우리말이 아니라고 생각하여야 한다.
만약에 이와 같은 어휘들을 모두 우리말이라고 정의 한다면 장차 우리말 사전에는 잘못 발음된 외국어들의 어휘로 가득히 메워질 것이며 우리말은 사라질 것이다.
구두, 오뎅, 우동, 사시미 등등 잘못 발음된 일본말들을 우리말 어휘라고 하는 그릇된 인식은 우리말 가죽신(또는 갓신), 가락국수, 회 등과 같은 어휘들을 죽이고 있지 않은가?
중국은 일본말 “사브샤브”라는 음식이름을 화과(火鍋=불냄비)라고 한다는 방송을 본 적이 있는데 그들은 자신들의 언어를 지키는 주체성을 발휘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주체성을 찾아볼 수 없이 “샤브샤브”로 쓰고 있다.
이와 같은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외래어는 국어다.”라는 학자들과 정책 당국자들 때문이며, 하나의 외래어를 머리를 짜내어 우리말로 순화할 방법은 연구하지 않고 오로지 잘못된 발음으로나마 간단히 해결하려는 무사 안일주의에 큰 원인이 있는 것이다.
그것은 “외래어를 국어 어휘”로 잘못 정의하고 있는데서 비롯되는 것이다.
그 위에 제 5항과 같은 독소조항으로 인해서 학자들이나 당국자들이 게으름을 피워도 아무런 탈이 없도록 했기 때문에 창작 욕구를 가로막고 있는 것이다.
제5항은 부칙의 성격을 띤 조항으로 하나의 외래에 있어서 두 가지이상의 발음으로 인하여 어느 것을 선택하느냐 하는 표기의 다툼이 생겼을 경우에 관용을 존중한다는 뜻이지 잘못된 것도 고칠 수 없도록 한다는 조항이 아니다.
현행 <외래어 표기법>은 1940년 대 일제 총독부의 날카로운 감시를 받을 당시에 친일 어용국문학자들에 의해서 만들어진 것이므로 칠일적인 색채가 농후하다.
광복이 된지 반세기가 넘었고 세계화시대라고 떠들면서도 그 골격은 변함없다.
이런 상태로 어떻게 국제화시대에 발맞춰 갈 것이며 영어 잘 하는 나라가 될 수 있겠는가?
현행 <외래어 표기법>을 폐기하고 세계화 시대에 맞추어 새로운 “빌린 말 표기법”을 만들고, 빌린 말은 결코 우리말이 아니라는 인식을 가지고 우리말로 순화하는 연구에 박차를 가하는 길만이 우리말과 글을 지키는 길이다.
-끝-
한글 연구회
최 성철
현행 <외래어 표기법>제 1장 제5항에는 “이미 굳어진 외래어는 관용을 존중하되, 그 범위와 용례는 따로 정한다.”라고 되어 있다.
이것을 나쁜 의미로 해석한다면, 그 외래어가 비록 일제의 잔재이거나 또는 발음이 심하게 틀리는 잘못된 표기일지라도 관용으로 굳어진 것은 고칠 수 없다는 말이다.
“(전략) 인위적으로 어향을 바꾸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중략) 온 국민이 ‘모델’로 써 온 것을 영어 발음과 다르다고 해서 ‘모들’이나 ‘마들’로 바꿀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우리말 우리글 바로 쓰기> 117쪽)
<외래어 표기법>이라는 것은 외국어의 발음을 한글로 표기해서 쉽게 알아듣고 말하기 쉽게 하기 위함이 근본 목적이지 외국어를 우리말로 만들기 위한 목적이 아니다.
그러므로 잘못 발음됐거나 표기가 잘못된 것은 아무리 관용으로 굳어졌다 하더라도 나라에서 이것을 고쳐서 백성들에게 올바른 말을 가르칠 의무를 지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그러한 것들을 아예 고칠 수 없도록 만든 것은 이 조항이 나랏말 정책을 맡고 있는 공무원들이 직무를 유기하거나 복지부동의 자세를 취해도 아무런 책임을 물을 수 없도록 하는 독소조항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 결과 우리는 과거 일제 치하에서 쓰던 일본식 발음으로 된 외래어들을 고스란히 물려받아 계속하여 쓰고 있으니 외국어 발음, 특히 영어 발음이 세계에서 일본 다음으로 취약성을 나타내고 있다.
더욱이 이처럼 잘못 발음된 영어를 우리말이라고 하여 일상생활에서 매일 사용하고 있으니 이 땅에서 평생 영어 공부를 해도 올바른 발음으로 대화하기는 불가능하다.
그러니까 우리 노동자들이 피땀으로 벌어들인 외화를 낭비하면서 조기유학이나 어학연수를 보내며, “기러기 아빠”라는 이상한 용어의 가장이 생기며 극단적으로는 자살하는 기러기 아빠가 생겨나는 괴상한 사회형태로 흘러가고 있는 것이다.
또한 어느 못난 어미는 아이의 영어 발음을 위해서 멀쩡한 혀를 수술해 주는 웃지 못 할 촌극을 벌려 우리를 비웃음의 대상으로 만들고 있다.
우리도 영어를 잘 하는 나라가 되자고 목청을 높이지만 기초가 부실하니 삼풍백화점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누누이 말하지만 “외래어”는 우리말이 아니라 외국어를 빌려 쓰는 말이다.
[파이팅]은 우리말이고 [잍잉]은 외국어라는 따위의 사고방식은 잘못이다.
예를 들면, [아자]라는 말이야말로 우리말이고, [파이팅]은 영어 “fighting”의 발음을 잘못 표기한 것이고 [잍잉]이 올바른 발음이라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따라서 [파이팅]이라는 잘못된 표기를 하도록 되어 있는 현행 <외래어 표기법>이 잘못되어 있는 것이지 백성들이 발음을 잘못하는 것이 결코 아니다.
외래어를 우리말이라고 정의한다면 우리말로 순화된 [아자]라는 말도 우리말이고, [파이팅]이라는 말도 우리말이라고 해야 한다.
그러면 어느 어휘가 진짜 우리말이냐고 묻는다면 어느 것이 우리말이라고 대답해야 하는가?
[파이팅]은 fighting의 잘못된 발음일 뿐 우리말이 아니라고 생각하여야 한다.
만약에 이와 같은 어휘들을 모두 우리말이라고 정의 한다면 장차 우리말 사전에는 잘못 발음된 외국어들의 어휘로 가득히 메워질 것이며 우리말은 사라질 것이다.
구두, 오뎅, 우동, 사시미 등등 잘못 발음된 일본말들을 우리말 어휘라고 하는 그릇된 인식은 우리말 가죽신(또는 갓신), 가락국수, 회 등과 같은 어휘들을 죽이고 있지 않은가?
중국은 일본말 “사브샤브”라는 음식이름을 화과(火鍋=불냄비)라고 한다는 방송을 본 적이 있는데 그들은 자신들의 언어를 지키는 주체성을 발휘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주체성을 찾아볼 수 없이 “샤브샤브”로 쓰고 있다.
이와 같은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외래어는 국어다.”라는 학자들과 정책 당국자들 때문이며, 하나의 외래어를 머리를 짜내어 우리말로 순화할 방법은 연구하지 않고 오로지 잘못된 발음으로나마 간단히 해결하려는 무사 안일주의에 큰 원인이 있는 것이다.
그것은 “외래어를 국어 어휘”로 잘못 정의하고 있는데서 비롯되는 것이다.
그 위에 제 5항과 같은 독소조항으로 인해서 학자들이나 당국자들이 게으름을 피워도 아무런 탈이 없도록 했기 때문에 창작 욕구를 가로막고 있는 것이다.
제5항은 부칙의 성격을 띤 조항으로 하나의 외래에 있어서 두 가지이상의 발음으로 인하여 어느 것을 선택하느냐 하는 표기의 다툼이 생겼을 경우에 관용을 존중한다는 뜻이지 잘못된 것도 고칠 수 없도록 한다는 조항이 아니다.
현행 <외래어 표기법>은 1940년 대 일제 총독부의 날카로운 감시를 받을 당시에 친일 어용국문학자들에 의해서 만들어진 것이므로 칠일적인 색채가 농후하다.
광복이 된지 반세기가 넘었고 세계화시대라고 떠들면서도 그 골격은 변함없다.
이런 상태로 어떻게 국제화시대에 발맞춰 갈 것이며 영어 잘 하는 나라가 될 수 있겠는가?
현행 <외래어 표기법>을 폐기하고 세계화 시대에 맞추어 새로운 “빌린 말 표기법”을 만들고, 빌린 말은 결코 우리말이 아니라는 인식을 가지고 우리말로 순화하는 연구에 박차를 가하는 길만이 우리말과 글을 지키는 길이다.
-끝-
한글 연구회
최 성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