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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녀/정국희
출근길, 시동 걸자마자
들리기 시작한 고양이 울음 소리
달도 아닌 해가 중천에 떠 있는데
귀신이 곡할 소리는
속력을 낼수록 악을 써댔다
불길한 예감으로 콩닥콩닥
다시 집으로 와
구석구석 소리를 뒤지는데
차 밑 기계 틈새에 까만 새끼고양이
겁에 질려 울고 있었다
오냐오냐 달래도 도통 무섭다는 듯
어미 떠난 길 쪽 행여행여 바라보며
어린 소녀가 어둠 속에 앉아 있었다
어느 방과 후
마을 어귀 웅성거림 속
하얀 구급차 한 대 급히 떠난 후
대문에 귀를 대고 살던 어린 소녀
대문 밖 수없이 기웃거리다 잠든 밤이면
엄마가 왔나 봐요!
할머니 흔들어 깨울 때 마다
아니여! 그것은 괭이 소리여 하시던
그 괭이 언제 왔는지 야웅 부르자
별 수단을 다 써도 뻐팅기며 울던 것이
불쑥 튀 나온다
얼굴 부비며 걸어가는 두 모녀
죽는 줄만 알았다고
이제는 괜찮으니 안심하라고
끄떡끄떡 오순도순 걸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