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지

2004.12.10 16:24

김영교 조회 수:377 추천:72

                 시 : 김영교

싼타아나 바람이 몰고 온 흔적
차고 안의 자동차 내부까지
의자 위 구석진 곳까지 침범해 온
그림자도 없는 실존
조용히 낮게 자리 매김 하는
없으나 분명 있는 몸집
머나먼 길 피곤의 기색 없이
여장을 푸는 지극한 가벼움

귓가에 쏟아져 들어오는 세진(世塵)의 언어들
오늘따라 마음 구석에 한 마디 말가시가 찔러댄다
비틀거리다 어지러워 길게 눕고 말았다

방안 가득
일직선으로 비추어 오는 햇살
사이사이 행복하게 춤을 추는
수많은 동작들을 보는 순간
가슴이 쿵쿵 뛰는 놀라움

빛은 살리는 일
정지된 동작이 춤이되고
뿌리없이 떠돌던 말이
걸어다니는 일이다

바람에 안겨
허공을 춤추는
날 수 있는 동질의 미세함
그리고 나 또한
한 몸이었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50 내 안에 두개의 짐승 김영교 2005.01.23 566
149 하늘 가슴 김영교 2006.03.10 407
148 낚시꾼의 하루 김영교 2005.01.24 438
147 바다의 언어/미주시 김영교 2007.10.15 413
146 김영교 2005.12.23 632
145 젖는다는 것은 김영교 2005.01.12 388
144 위로 치솟는 작은 몸짓 김영교 2005.01.01 374
143 보름달만 보면 김영교 2004.12.30 349
142 홍삼차 김영교 2004.12.25 304
141 내 속을 헤엄치는 은빛 지느러미 김영교 2004.12.23 500
140 12월의 나침반 김영교 2004.12.20 409
139 여행 김영교 2004.12.11 399
» 먼지 김영교 2004.12.10 377
137 우물 김영교 2005.01.13 320
136 오늘을 산다 김영교 2005.01.31 364
135 베틀에 앉아 김영교 2005.01.24 290
134 초록이 머무는 곳에 김영교 2006.01.02 437
133 만남의 깃발 김영교 2004.11.18 418
132 겨울 별자리 김영교 2004.11.29 407
131 Greetings from Ko family 김영교 2004.11.15 596

회원:
1
새 글:
0
등록일:
2015.03.19

오늘:
6
어제:
14
전체:
648,2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