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빨래 / 김영교
2011.10.04 02:33
가을빨래
백팩 짊어진 노동절 연휴가
온통 도시를 비운다
여름에 체한 나를 비벼
쥐여 짜면 초록물이 주르륵
겨드랑이가 걸친 남루를 풀어헤친다
이슬이 입술을 맞춘 케년의 아침에
두 번 담구고
반나절의 눈빛 햇살에 헹구어 낸다
내 속 찌든 때
버럭버럭 문질러 빨고 씻는 하늘 빨래
아삭바삭 깨끗해진 귀로
스모그 행렬을 거머쥔 짜증 땟국길이
어느틈에 와서 달라붙는다
겨우 아물어 수리된 상체기
달래 간신히 회복에 도착
빈집 가득 기다리고 있는
저 가을
나보다 한발 앞서
우기 가슴은 곰팡내 번져
펄럭이는 가을바람에
널어 말리는
잠속에서도 물소리 맑은
가을빨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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