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투

2005.09.12 05:31

김동찬 조회 수:44

피아노 생음악이 우아하게 걸어다니는
호텔의 스카이라운지에서 양주를 마시며

쥐뿔도 없으면서,
라면에 소주 먹으며 마냥 웃는 한국의 노동자들.
시시한 것들에 감격하는
그들의 웃음,
뒤 끝에 묻어있는 쓸쓸함까지도
부러워한다.

길음시장 술집에서
드럼통을 개조한 연탄불 주위에 모여
40원짜리 닭발을 먹던 내 20대 친구들,
빵꾸난 ‘난닝구’를 입고 있었지.
하지만 마냥 즐거워하던
세상의 어떤 것보다 더 훈훈한 그때,
우리들은 인생의 가을까지도 다 알고 있다는 듯이 얘기했었다.

바둑은 끝내기가 힘들고
낭만은 뒤처리가 곤란해.

가난도 젊음도 다 이방의 바다를 건너가고
눈발만 돌아와
추위를 가리는 저녁 한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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