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몬

2005.12.20 15:55

안경라 조회 수:161

퇴근길 어두 컴컴한 길목에서 담장 밖으로 노랗게 불 밝힌 전구들, 레몬을 땄다 한 가지에 수북한 빛들 전선줄째 뚝 잘라 차에 들이니 향기가 빛에 실려 일직선이다 빈 좌석마다 채워지는 냄새의 무게 알갱이는 식탁 위 아보카도 옆에 단감 앞에 사과 밑에 둥그런 바구니에 식구 더 늘었다 스위치 턴 온된 레몬 상들리에는 이층침대 주인 큰애의 몫 감전된 듯 얼굴에 번지는 저 행복 오늘 밤 아무것도 새 나가지 않게 창문을 꼭꼭 닫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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