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야등
2005.12.26 05:46
소야등
김영교
하루에 한번 씩
집안의 모든 불이 물러간 후
수집은 듯 고개를 드는 소야등*
어둠 가운데
평화스럽게 나타나는 작은 교회당
헛디디지 말라며
눈 부릅뜨지 않고 은은하게 비추는 묵시
부드러운 양팔로 실내를 끌어안는다
연두 빛 새싹의 그 불빛은
하루 종일 촉수 높은 긴장으로 불 밝힌 내 육신을
이완의 포대기에 눕힌다
쉼의 침상에서
떠오르는 얼굴 하나
테마 여행 중
어느 조그마한 마을에서 집어올려
거실에 옮겨 준 사랑
따라 온 기도소리
내 영혼이 캄캄할 때
불 밝혀 주는
길 안내자.
*Chapel Shape의 Night L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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