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꼬리 철조망
2010.02.23 04:51
앞뒤로 서서 사진 찍는 가족 사이로
구멍과 구멍으로 내민 찬바람 언 손
철조망 언 몸 떨며 온기 나누지만
내려 보면 고작 한 줄 그어진 것인데
사막에 생사 걸고 넘어간 얼굴이다
두리번거리다 얼른 건네는 선물 하나
손 지문 달고 달아 사온 닌텐도 DS
새까맣게 탄 아들 얼굴이 희망이다
빈 여백의 하늘이 월경하는 국경 담장
넘나드는 계절의 발길로도 지워지지 않아
밤잠 설친 얼굴 가려주는 철조망 사이로
성호경 그어보는 하나 빼기 두 쪽 하늘
가난한 하회탈 넉넉한 웃음 반쪽으로
재회의 소망 그리 멀지 않다고 끄덕이며
연신 고개 돌리는 어둑해진 발길 뒤로
눈물 꾹꾹 눌러 감추는 어깨의 들먹거림
멕시코 국경 검문소 옆 긴 꼬리 철조망
남겨 놓은 사진만 말없이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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