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빛 양파
2006.06.19 05:13
자주 빛 양파
사분지 일로 잘려진 양파조각
힘살 같은 하얀 속살을 붙들고
파란 새 싹을 텄다
저렇게 한번 잘라 내지도 못 한 채
가버린 남편의 간(肝)
심장 때문 이었다
힘없는 심장이
금방 멈출 듯
소리를 지르지 않았더라면
곁에 서 있을 그 사람
사랑이 넘쳐
마비가 되려는 썩은 간 한 쪽
못 자르게 한 심장이
양파를 바라본 다
짙은 자주 빛 양파에 싹이 튼 것은
튼튼한 뿌리만
있어서 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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