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들의 시로 쓴 자화상
우리 현대시사에서 시인들이 스스로의 모습을 그린 자화상은 어떤 것이 있을까. 문학사적으로 시인들이 그린 자화상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을까? 이번 특집은 <시인들의 자화상, 시로 쓴 자화상>이다. 자상自像   이        상여기는어느나라의데드마스크다.
데드마스크는도적盜賊맞았다는소문도있다.
풀이극북極北에서파과破瓜하지않던이수염은절망絶望을알아차리고생식生殖하지않는다.
천고千古로창천蒼天이허방빠져있는함정陷穽에유언遺言이석비石碑처럼은근히침몰沈沒되어있다.
그러면이곁을생소生疎한손짓발짓의신호信號가지나가면서무사無事히스스로와한다. 점잖던내용內容이이래저래구기기시작이다.
<조선일보》 (1936)  자화상自畵像 37   김    광    섭 장미薔薇를 얻었다가 장미를 잃은 해   저기서 포성砲聲이 나고 여기서 방울이 돈다.   힘도 아니요 절망도 아닌 것이 나의 하늘을 흐리우던 날   나는 화폄을 치는 추근한 산호珊瑚였다. *아침에 나간 청춘이 저녁에 청춘을 잃고 돌아올 줄은 믿지 못한 일이었다.   의사는 칼슘을 권했고 동무는 술잔을 따랐다. 드디어 우수憂愁를 노래하여 익사溺死 이전의 감정을 얻었다.   초라한 붓을 들어 흰 조희에 니힐의 꽃을 담뿍 그렸다.     ―― 《동경》 (1938) 자화상   노    천    명5척 1촌 5푼 키에 2촌이 부족한 불만이 있다.
부얼부얼한 맛은 전혀 잊어버린 얼굴이다.
몹시 차 보여서 좀체로 가까이하기 어려워한다.그린 듯 숱한 눈썹도 큼직한 눈에는 어울리는 듯도 싶다마는……전시대前時代 같으면 환영을 받았을 삼단 같은 머리는 클럼지한 손에 예술품답지 않게 얹혀져 가냘픈 몸에 무게를 준다.
조고마한 거리낌에도 밤잠을 못 자고 괴로워하는 성격은 살이 머물지 못하게 학대를 했을 게다.꼭 다문 입은 괴로움을 내뿜기보다 흔히는 혼자 삼켜버리는 서글픈 버릇이 있다. 삼 온스
살만 더 있어도 무척 생색나게 내 얼굴에 쓸 데가 있는 것을 잘 알건만 무디지 못한 성격과는 타협하기가 어렵다.처신을 하는 데는 산도야지처럼 대담하지 못하고 조고만 유언비어에도 비겁하게 삼간다 대[竹]처럼 꺾어는 질지언정구리[銅]처럼 휘어지며 꾸부러지기가 어려운 성격은 가끔 자신을 괴롭힌다.   《산호림》 (1938) 자화상   서    정    주애비는 종이었다. 밤이기퍼도 오지않었다.파뿌리같이 늙은할머니와 대추꽃이 한주 서 있을뿐이었다.어매는 달을두고 풋살구가 꼭하나만 먹고 싶다하였으나…… 흙으로 바람벽한 호롱불밑에손톱이 깜한 에미의아들.갑오년甲午年이라든가 바다에 나가서는 돌아오지 않는다하는 외外할아버지의 숯많은 머리털과 그 크다란눈이 나는 닮었다한다.스물세햇동안 나를 키운건 팔할八割이 바람이다.세상은 가도가도 부끄럽기만하드라.어떤이는 내눈에서 죄인罪人을 읽고가고어떤이는 내입에서 천치天痴를 읽고가나나는 아무것도 뉘우치진 않을란다.찬란히 티워오는 어느아침에도이마우에 언친 시詩의 이슬에는몇방울의 피가 언제나 서꺼있어볕이거나 그늘이거나 혓바닥 느러트린병든 숫개만양 헐덕어리며 나는 왔다.     ―― 『화사집』 (1941) 자화상   윤    동    주산모퉁이를 돌아 논가 외딴 우물을 홀로 찾아가선 가만히 들여다봅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 사나이가 있습니다. 어쩐지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가엾어집니다. 도로 가 들여다보니 사나이는 그대로 있습니다.다시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그리워집니다.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고 추억처럼 사나이가 있습니다.    ―― 『하늘과 별과 바람과 시』 (1946) 자화상   한    하    운한번도 웃어본 일이 없다한번도 울어본 일이 없다.웃음도 울음도 아닌 슬픔그러한 슬픔에 굳어버린 나의 얼굴.도대체 웃음이란 얼마나가볍게 스쳐가는 시장끼냐.도대체 울음이란 얼마나짓궂게 왔다가는 포만증飽滿症이냐.한때 나의 푸른 이마 밑검은 눈썹 언저리에 매워본 덧없음을 이어오늘 꼭 가야 할 아무데도 없는 낯선 이 길머리에쩔룸 쩔룸 다섯 자보다 좀더 큰 키로 나는 섰다.어쩌면 나의 키가 끄으는 나의 그림자는이렇게도 우득히 웬 땅을 덮는 것이냐.지나는 거리마다 쇼윈도 유리창마다얼른 얼른 내가 나를 알아볼 수 없는 나의 얼굴.     ―― 『한하운시초』 (1949) 자화상   김    현    승내 목이 가늘어 회의懷疑에 기울기 좋고,혈액은 철분鐵分이 셋에 눈물이 일곱이기포효咆哮보담 술을 마시는 나이팅게일……마흔이 넘은 그보다도뺨이 쪼들어연애엔 아조 실망이고,눈이 커서 눈이 서러워모질고 사특하진 않으나,신앙과 이웃들에 자못 길들기 어려운 나――사랑이고 원수고 모라쳐 허허 웃어버리는비만肥滿한 모가지일 수 없는 나――내가 죽는 날단테의 연옥煉獄에선 어느 비문扉門이 열리려나?     ―― 『김현승시초』 (1957) 자화상    박    용    래한 오라기 지풀일레아이들이 놀다 간모래성무덤을쓰을고 쓰는강둑의 버들꽃버들꽃 사이누비는햇제비입에 문한 오라기 지풀일레새알,흙으로빚은 경단에묻은 지풀일레창을 내린하행열차곳간에 실린한 마리 눈[雪] 속 양羊일레.     ―― 『강아지풀』 (1975) 자화상   박    두    진돌과 돌들이 굴러가다가 나를 두들기고,모래와 모래가 쓸려가다가 나를 두들기고,물결과 물결이 굽이쳐가다가 나를 두들기고,너무도 기나긴 억겁의 세월,햇살과 햇살이 나를 두들기고,달빛이 나를 두들기고,깜깜한 밤들이 나를 두들기고,별빛과 별빛이 나를 두들기고,아, 훌훌한 낙화가꽃잎이 나를 두들기고,바람이 나를 두들기고,가랑비 소낙비 진눈깨비가 나를 두들기고,싸락눈 함박눈 눈보라가 나를 두들기고,우박이 나를 두들기고,그 분노가 나를 두들기고,회의와 불안,고독이 나를 두들기고,절망이 나를 두들기고,아니, 사랑이 나를 두들기고,끝없는 뉘우침끝없는 기다림갈망이 나를 두들기고   양심과 정의, 지성이 나를 두들기고,진리와 평화자유가 나를 두들기고,겨레가 나를 두들기고,끝없는 아름다움예술이 나를 두들기고,나사렛 예수주 그리스도와 하느님,말씀이 나를 두들기고.      ―― 『속(續)ㆍ수석열전(水石列傳)』 (1976) 자화상   고        은내가 부른 노래내가 부르지 못한 노래들이우르르불 켜들고 내달려오는 나일 줄이야이 찬란한 후회가 나일 줄이야     ―― 『어느 기념비』 (1997)

고은(高銀, 본명: 고은태(高銀泰), 1933년 8월 1일 ~ )은 전북 옥구에서 태어난 대한민국의 대표적 참여시인이자 소설가이다.
군산중학교 4학년에 다닐 무렵 한국 전쟁이 발발하여 학교를 그만두었다. 이후 그 어떤 교육기관에도 적을 두지 않았다. 1952년 입산하여 일초(一超)라는 법명을 받고 불교 승려가 되었다. 이후 10년간 참선과 방랑을 거듭하며 시를 쓰기 시작하였다.

나의 자화상   김    종    길
(여든을 넘긴 아이)나는 어머니의 얼굴을 모른다.정확히 생후 2년 6개월 만에 어머니가스물셋 젊은 나이로 돌아가셨기 때문이다.그 뒤 어머니 대신 나를 보살핀 것은증조부, 증조모, 그리고 청상과부였던 조모.그분들의 지극정성으로 나는 살아남을 수 있었다.그분들이 돌아가신 지 어언 6,70년,나는 그분들보다도 더 오래 살아여든을 넘긴 지도 몇 해가 된다.그러나 아직도 그분들은 마음 졸이며 지켜보신다.아직도 나는 막 걸음마를 뗀 어린아이.아니면 옛집 사랑방 큰할아버지 옆에서벼루에 먹을 갈아 글씨도 써보고 그림도 그려보는 아이.그리고 내 등 뒤에서는 아직도 대견스러운 눈빛으로나를 지켜보고 계시는 세 분 어른들!김종길   1926년 경북 안동 출생. 1947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로 등단. 한국시인협회장 역임. 현재 고려대학교 영문과 명예교수, 대한민국 예술원 회원. 인촌문학상, 대한민국예술원상 등 수상. 주요 시집으로 『성탄제』 『하회에서』 『해가 많이 짧아졌다』 『해거름 이삭줍기』 등이 있음. 자화상   김    규    동고향에 돌아 못가는 슬픔이화석으로 남아몸과 마음 함께 차다작은 키가 불편하나나폴레옹이 등소평이 키가 작았다는 말은근히 위안이 되었다재봐야 34킬로밖에 안 나가는몸무게는바람부는 날이 겁난다코가 조금 큰 편이고 거기다 인중이 길어목숨이 질기겠다고70년 전 함경도 칠보산 관상쟁이가 말했다죽은 듯이 붙어 있는 자그마한 귀는전쟁 때 한강 모래밭에 쏟아지던전투기의 기총소사와 폭탄소리 간직하고 있고밭이랑 같은 이마의 주름살은어려운 항해 아로새겨진 지도회한과 추억의 소낙비 퍼붓는다점점 작아지는 침침한 눈은눈물이 약간 고여양떼 몰고 가는 사막의 검은 옷 입은 여인을 그리워한다꽉 닫혀 있어다오 입아많이 지껄인 날은 부끄러워 못 참고지껄이지 않은 날은 편안히 단잠 잔다흰 눈 날리는 머리아내가 염색을 해주고 싶어 못 견뎌하지만백발이면 어떠냐 그냥 내버려둔다꿈을 많이 꾼다쉬르리얼리스트의 꿈이 대부분이지만때로 꿈속의 울음이 깨어서도 이어진다어린 시절 공부 못하는 장난꾸러기였던 나는85살 되어서도온갖 장난이 하고 싶어 사방 두리번거리는 도깨비다.김규동   1925년 함경북도 경성 출생. 1948년 《예술조선》 신춘문예로 등단. 1955년 《한국일보》, 《조선일보》 신춘문예 당선. 주요 시집으로 『나비와 광장』 『깨끗한 희망』 『느릅나무에게』 등이 있음. 자유실천문인협의회, 민족문학작가회의 고문 등 역임. 자유문인협회상, 만해문학상 등 수상. 처음 써 보는 자화상   김    남    조거울 속엔 언제나 이 한 사람눈을 감았다 떠도 거듭 이 사람이다숙명적 권태와 이 낯설음을「나」라고 이름하는가나는 식민지의 아이였고조국광복 그 천지개벽의 날에오래 정들인 절망취미와 결별했다항상 누군가를 연모하는 지병과별달리 명성을 선망하는 허영심그 한심한 열정의 터널을 지나왔다남보다 늦은 사십대에야감성이 일시에 만발하여내가 달다 내가 지금 몹시 달다고소리 없이 절규했고삶의 고통과 삶의 황홀을한 잔에 혼합해 마시면서양분을 섭취했다내면의 확충이 한껏 부풀어다급한 민감성과 하나로 엮일 땐도저히 감당이 어려웠고그저 좀 심각하게세상이 아름다울 때조차감동의 위세에 시달렸다막달라 마리아의 주님을나의 주님으로 본받아 섬기면서그녀의 심연이 웅대하고 너무나도 거인적이어서내가 많이 초라했다동시에 그것이 내 정신의 항구한 수원지이기를 희구했다나의 미약한 신앙은 그나마도내 안의 최고 가치인가 싶다바라보면서 몰입하는 눈의 행복이내 감관 으뜸의 환희였다나의 감수성 이 하나가쇠퇴 없이 오늘에 이르렀고내일에 이어간다면얼마동안은 더 영광스럽게도내가 시인의 반열에 머물리라김남조   1927년 대구 출생. 1950년 《연합신문》에 작품을 발표하며 등단. 한국시인협회 회장, 한국여성문학인협회 회장 등 역임. 대한민국 예술원 회원. 주요 시집으로 『목숨』 『나아드의 향유』 『사랑초서』 『바람세례』 『귀중한 오늘』 등이 있음. 자유문인협회상, 한국시협상, 대한민국예술원상 등 수상. 모든 사진에는 내가 보이지 않는다   정    진    규나는 나를 實寫할 수가 없습니다 나는 나를 內色할 수도 없으며 나를 열지도 닫을 수도 없습니다 빗장을 스스로 도둑맞은 지가 벌써 수십 년, 당신이 찍은 모든 사진에 내가 보이지 않는 까닭을 아시겠는지요 빛과 어둠을 분간 못하는 제가 이해되시는지요 그 사이에서 태어나는 實體를 도둑맞은 지가 벌써 수십 년, 내가 써온 시에서 느티나무가 나요 내가 느티나무로 운영되어 왔으니 어느 쪽에도 나는 없습니다 다시 태어나고 다시 태어나다 보니 모든 나는 없는 나가 아닌지요 모든 여자들이 나를 내소박하는 까닭이 이해가 되시는지요 한평생 나를 實査한 내 아내도 實寫를 못했습니다 오늘도 변함없습니다 千手여, 허공 이파리들이여, 다만 한 이파리 이파리마다 나누어 심는 햇빛 빨판이여, 나의 잠적이여 아침마다 해 뜨는 한복판에 한 그루 느티로 다시 서는――, 변함없습니다 날마다 나는 새로 入籍하고 있습니다 入寂하고 있습니다정진규   1939년 경기도 안성 출생. 1960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한국시인협회 회장 역임. 한국시인협회상, 월탄문학상, 공초문학상 등 수상. 시집 『마른 수수깡의 平和』 『몸詩』 『알詩』 『本色』 『껍질』 등이 있음. 자화상   이    근    배―너는 장학사張學士의 외손자요이학자李學者의 손자라머리맡에 얘기책을 쌓아놓고 읽으시던할머니 안동김씨는애비, 에미 품에서 떼어다 키우는똥오줌 못 가리는 손자의 귀에알아듣지 못하는 말씀을 못박아주셨다내가 태어나기 전부터나라 찾는 일 하겠다고감옥을 드나들더니 광복이 되어서도집에는 못 들어오는 아버지와스승 면암勉庵의 뒤를 이어조선 유림을 이끌던 장후재張厚載 학사의셋째 딸로 시집와서지아비 옥바라지에 한숨 마를 날 없는 어머니는내가 열 살이 되었을 때겨우 할아버지 댁으로 들어왔다그제서야 처음 얼굴을 보게 된 아버지는한 해 남짓 뒤에 삼팔선이 터져바삐 떠난 후 오늘토록 소식이 끊겨 있다애비 닮지 말고 사람 좀 되라고―비례물시非禮勿視하며  비례물청非禮勿聽하며  비례물언非禮勿言하며  비례물동非禮勿動하며……율곡栗谷의 『격몽요결擊蒙要訣』을할아버지는 읽히셨으나나는 예 아닌 것만 보고예 아닌 것만 듣고예 아닌 것만 말하고예 아닌 짓거리만 하며 살아왔다글자를 읽을 줄도 모르고붓을 잡을 줄 모르면서지가 무슨 연벽묵치硯癖墨癡라고벼루돌의 먹때를 씻는 일 따위에나시간을 헛되이 흘려버리기도 하면서.그러나 자다가도 문득 깨우고길을 가다가도 울컥 치솟는 것은―저놈은 즈이 애비를 꼭 닮았어!할아버지가 자주 하시던 그 꾸지람당신은 속 썩이는 큰아들이 미우셨겠지만―아니지요 저는 애비가 까마득히 올려다보이거든요칭찬보다 오히려 고마운 꾸중을끝내 따르지 못하고 나는 오늘도종아리를 걷고 회초리를 맞는다.* 勉庵 : 崔益鉉의 호    栗谷 : 李珥의 호    硯癖墨癡 : 문방사우에 빠지는 어리석음이근배   1940년 충남 당진 출생. 1961년부터 1964년 사이에 경향, 조선, 서울, 동아, 한국 각 일간지 신춘문예에 시, 시조, 동시 등이 당선. 한국시인협회 회장 등을 역임. 가람문학상, 한국문학작가상, 중앙시조대상, 편운문학상 등 수상. 시집 『노래여 노래여』 『사람들이 새가 되고 싶은 까닭을 안다』 등이 있음. 옷에 대하여 - 자화상을 보며   김    종    해아침에 어머니가 지어주신 옷해 지기 전까지입고 있었는데으스름 저녁에 돌아와일생의 옷을 벗으매,내 안에 마지막 남은 것이비로소 보인다구름 한 벌, 바람 한 벌,하느님 말씀 한 벌!김종해   1941년 부산 출생. 1963년 《자유문학》, 《경향신문》 신춘문예로 등단. 한국시인협회 회장 역임. 현대문학상, 한국문학작가상, 한국시협상, 공초문학상 수상. 시집으로 『인간의 악기』 『항해일지』 『바람부는 날은 지하철을 타고』 『별똥별』 『풀』 등이 있음. 서럽고 서러운   김    지    하서럽고 서러운유년의 한때아빠는 도망다니고엄마는 아빠를 찾아전국을 헤매고나는고향을 좋아하고마당의작은 꽃을 좋아하던나는끌려다니며끝없는 멀미에 시달리고그래돌아갔으면 좋겠다고고향으로돌아가거기그냥그렇게 살았으면 좋겠다고그랬지그러나 나의 여로는끝이 없었지할머니가 한때넌나랑 함께 살자해도난그럴 수는 없었고끝없이 끝없이터지는 데모에끊임없이 끊임없이누르는 테러에한도 끝도 없이들어가는 경찰서에서아빠는 맞아들려 나오고엄마는되레외가로 달아나버리고나 혼자빈 마당에서새를 그렸다새그림바람과 눈물나는 그림 없이는살 수 없었다그 그림을 못 그리게그림 그리면 배고프다고못 그리게내 손을이어서 숯을 끼고 그리는내 발가락까지 노끈으로 묶어놔버렸다버리고 나서 사십 년이제껏 포기했었다지난해엄마 돌아가신 뒤어느날 밤잠은 오지 않고밤새도록 내 마음은울부짖었다그림을그리자그림을 그림을 그림을그리자꽃을 새를 바람을눈물을그리자그리자아나는 살아나기 시작했으니아그 사십 년을 나는죽어 있었으니이젠누가 와당신 체포합니다소리 해도조금도 겁나지 않는다그림만곁에 있다면나는불사다내 아이들 둘 다 그림 그리고내 아내도그림 그리고우리는 다아 그린다난이제더 이상 바랄 게 없다아마도 내 마지막 꿈은늙어서꼬부라져 늙어서이 세상에서가장 가장 거룩한춘화도한 잎그리다 가는 것이 세상에서가장 가장 더러운 씹그림을이 세상에서가장 가장 숭고하고 심오하게그리다 그리다가숨져 가는 것가며빙긋미소짓는 것아홉 살 때새 그림 회벽에발가락 사이 숯을 끼고엄마 몰래 그리고 나서혼자 웃던 그 미소를손은느을노끈에 묶여 있었으니까바람은 내 머리 위 불고눈물은 내 뺨을흐르고하늘은저 머얼리서푸르고푸르고새푸르르고그리고.김지하   1941년 전남 목포 출생. 1969년 《시인》지에 「황톳길」 등을 발표하며 작품활동을 시작. 이산문학상, 정지용문학상, 만해문학상, 대산문학상 등 수상. 시집 『황토』『타는 목마름으로』 『오적』 『이 가문 날의 비구름』 등이 있음.  창녀와 천사 - 최근의 자화상   문    정    희 나 요즘 창녀에 실패하고 있는 것 같다 천사이며 창녀인 눈부신 시인이 되고 싶었지만어느 때 치마를 벗을지를 몰라어느 벌판 혹은 어느 강줄기를 따라가야 술집과 벼락이 있는 줄을 몰라 여름 날 동안 누가 주인인지를 몰라 문 밖에서 매양 서성이고 말았다폭풍을 먹어치우고 구름 속에 자수정 눈물을 흘리는 천사도 아니었다별들이 내려와 어깨를 어루만지면     부드럽고 아름다운 굴절광 하나를 낳고 싶었지만    쥐라기 시대 파충류 같은 신비한 시구 하나를 허공에다 점점이 키우고 싶었지만 밤낮 짐승의 몸으로 쫓기며진눈깨비처럼 빈 들에서 울다가  제자리에 현기증처럼 스러질 뿐이었다   문정희   1969년 《월간문학》으로 등단. 시집 『남자를 위하여』 『오라, 거짓 사랑아』 『양귀비꽃 머리에 꽂고』 『나는 문이다』 등이 있음. 현대문학상, 소월시문학상, 정지용문학상 등 수상.  뉘     신    달    자거창 신씨 종가 맏며느리로 시집 온 어머니 젤 우선 할 일은 아들 낳는 것이었는데어쩌나 딸 여섯을 연이어 쭉 낳으며 어머니 생은 발바닥이 되었는데그 여섯째 딸인 날 두고 어머니 무서운 생각 작심하였는데 세상 나오자마자 그 비린 걸 발길로 걷어차고는 어머니는 생으로 굶기 시작했다는데질긴 목숨이라 두 모녀가 살기는 살아났다고는 하나…… 어머니 손끝에서 버릴까 말까뉘를 고르다 꼭 나를 손끝 벼랑에 놓고는 망설였는데이것이 똘똘한 쌀알들 사이에 끼어 살아내기는 살아낼 것인지세상 나오자마자 걷어차인 엉덩이 어머니 상처의 유적지를 더듬거리다손 쑥 집어넣고 부식한 한의 화석 하나 골라내는데  안쓰러워라조금은 금가고 귀 깨어져 모양 거칠지만 제대로 살아라서서히 어긋나는 머리통을 쓰다듬는데거긴 쓰라리다!어머니 온몸으로 막았던 소금밭을 맨발로 줄행랑쳐염전밭 통째로 등에 지고 살다겨우 이제 따뜻한 밥알이 되기도 하는.    신달자   1943년 경남 거창 출생. 1964년 《여상》, 1972년 《현대문학》으로 등단. 시집 『봉헌문자』 『아가』 『아버지의 빛』 『오래 말하는 사이』 『열애』 등이 있음. 대한민국문학상, 시와시학상, 한국시인협회상 등을 수상. 현재 명지전문대학교 문예창작과 교수.

자화상(自畵像)   정용진

너는가장 고요한 시각에네 영혼의 소리에귀 기울이라그리고네 삶의 지침을 바로 세우라.세상은 병들고썩기 쉬운 곳
언제나아름다운 너 자신은고독한 시간에만생성되느니너는가장 엄숙한 순간에자화상을 그리라그리하면네 인생은늘 풍만해 지리라.

자화상(自畵像).2   정용진

피곤한 내 영혼
창을 향해 귀 기울이면
멀리서
사나운 북풍에
밀려오는
엽신(葉信)의 소리.

가난한 사원(思源)
마를까 두려워
새하얀 공간에
길 잃은 낱말들을
불러 모으며

영지(領地)를 개척하는
나는
외로운 메모광.

나     정용진
              
나라고하는 존재가
하잘것없는 것은
누구보다도
내가 더 잘 안다.
그래서
나는 늘
나 자신을 만날 때마다
괴로워하고 있다.

낮에는
세사(世事)에 쫓겨
잊고 살지만
밤이 되면
잃은 나를 찾아
꿈길을 나서는
슬픈 길손이 된다.

우리 모두는
이렇게 모여서
못난 자신들을
알아내기를 바라듯
내가 누구인지
그 진실을 찾기 위하여
밤마다 다시 태어난다.

그리고
창이 밝아오는
새벽을 두려워하며
나라고하는 존재가
하나의 고통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기 위하여

저들같이
때 묻은 거리를 떠돌며
큰소리로 외쳐대기보다는

쪼들려 못난 나를
사랑하는 버릇에
곧 익숙해지고 만다.

오늘도 나는
삶의 현장에서
잃어버린 나를
찾아나서는
또 하나의 슬픈 길손이 된다.

'자화상'의 심리학적 의미     이    나    미
‘나’란 과연 무엇인가? 현대인들이 제일 많이 쓰는 단어 중 하나인 ‘나’ 혹은 ‘자아’는 사실 근대 이전에는 매우 불확실하고 낯선 개념이었다. 화가들이 맘 놓고 자신을 그리고 자화상이라 이름 붙이기 시작한 것도 겨우 르네상스 이후였고, 동양은 물론 영미권의 문학작품들에서도 근대 이후가 되어서야 나를 명확하게 드러낸다. (중세 이전의 소설이나 시는 명백히 자신에 대해 묘사하면서도 ‘그’라는 삼인칭을 쓰는 습관이 있어서 현대의 독자들을 혼란스럽게 한다.) 이런 과거의 습관 때문인지 ‘나’와 ‘우리’를 혼용하는 기성세대의 어법에는 사실 ‘나’와 ‘남’의 구별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그래서 내 이야기를 하고 내가 원하는 것을 말하면서도 ‘우리’라고 표현하면서 상대방에게 나의 생각을 강요하기도 한다. 자녀의 입학, 취직, 결혼 등 하나부터 열까지 간섭하는 부모들이 그 쉬운 예이다. 심지어는 젊은 세대들도 말로는 “나는 나다”라고 선언하지만, 동시에 “너는 너다”라고는 생각하지 못해서 자신과는 다른 생각을 관대하게 포용하지 못한다. 예컨대 자신과는 다른 배경을 갖거나 생각과 행동을 보이는 아이들을 따돌리고 조롱하고 경원시하는 것이다.      모난 돌이 정 맞는다고 자기를 가능한 내세우지 않고, 집단에 함몰시켜야 공격받지 않는 보수적인 유교적인 배경에서 자란 동양인들이 서양인들에 비해 자의식이 매우 강한 듯 보이는 것도 재미있는 역설이다. 남이야 뭐라 말하든 일단 자기 하고 싶은 대로 하는 서양인들의 눈으로는, 일단 다른 이들의 시선부터 먼저 생각하고 남의 평가에 예민한 동양인들이 지나치게 타자 중심의 삶을 사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실제로 무대공포증, 수행불안 등의 증상을 겪는 이들은 물론, 너무 ‘나’를 의식해서 자신이 갖고 있는 자질이나 능력을 충분히 발휘하고 드러내 보이지 못하는 이들도 많다. 자아 경계가 뚜렷하지 않아 한데 묶어 사고하고 생활하다 보니 자신이 뚜렷이 부각되는 상황이 더 공포이고 불안일 수도 있다.이런 문화심리학적 특이성을 생각해 볼 때, 한국의 유명시인들의 작품 중, 특히 「자화상」을 선택해 같이 감상하고 분석해 보는 일은 문학적인 성취에 대한 논란을 떠나 정신의학적으로도 매우 의미 있는 작업이 될 것 같다. 선별해 놓은 시인들의 시는 비교적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는 시들인데, 흥미로운 사실은 영미의 유명 현대시에 비해 한국 현대시에는 유독 대중화된 「자화상」이란 제목의 시가 많다는 사실이다. 과문한 탓인지, 영미시 중 비교적 대중화된 시들 중에는 「자화상」이란 시가 상대적으로 드문 것 같다. 에즈라 파운드(ezra pound)는 「한 여인의 초상(portrait d’une femme)」이란 시1)를 통해, 자신의 무의식 속에 있는 여성의 이미지를 형상화했지만, 그 자신의 노골적인 자화상이라 하기는 힘들다. 영국의 유명시인 로이 풀러(roy fuller) 역시 「폐기생충의 자화상(autobiography of a lungworm)」2)이란 시에서 돼지에게 기생하는 벌레의 입을 빌려 은유적으로 자신의 마음을 토로하긴 했으나, 노천명, 김광섭, 이상의 자화상처럼 직접적으로 자신을 묘사한 작품은 아니었다. 니키 지오바니(nikii giovanni)의 「자아 여행(ego tripping)」3)은 얼핏, 자신에 대해 경쾌하게 써내려갔기 때문에 한국인의 자화상 시들과 유사한 듯 보이지만, 자신의 상황을 객관화시켰다기보다는 하나의 환상적인 이미지를 따라간 것이기 때문에, 또 다르다. 그나마 자살한 시인 실비아 플라스(sylvia plath)가 「자화상(autobiogr-aphy)」이란 제목 대신 「여인 나사로(lady lazarus)」4)란 이미지를 빌어 솔직하게 자신의 내면이 품고 있는 불안한 정서를 표현한 것이 한국적인 정서와 유사한 것도 같다.   어쩌면 이런 서양과의 문학적 차이는 자신을 하나의 대상으로 객관화하며 타인의 시선을 끊임없이 의식하는 한국인의 심성과 연관이 있는 것은 아닐까 추측해 본다. 물론 궁극적으로 시詩란 자신의 무의식을 글로 내보인다는 점에서 일종의 고백이자 자화상일 수 있다. 다만, 정신병자들의 지리멸렬한 환상이나, 일반 사람들의 지극히 개인적인 꿈과는 달리 의식이 만드는 창조적 작업을 통해, 다른 사람들도 공감할 수 있는 시어로 승화시켜 타인과의 교감과 공명으로 변환시킨다는 차이점이 있다. 자화상이란 제목을 붙여 놓았다 하더라도 다른 이들에게도 공감을 줄 수 있다는 뜻이다. 많은 뛰어난 화가들의 자화상이 나르시시즘의 병적 징후로만 보이지 않는 것과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시의 제재로 놓고 시를 쓰는 일은 여전히 위험하다. 자칫 “내 고통은 이러이러하다”라며 오로지 희생자로서의 자기 관점만을 일방적으로 쏟아붓는 한 맺힌 중년이나, 끊임없이 자기에 대해 분석하고 세상의 중심이 마치 자기인 양 온갖 고민을 털어놓는 청소년의 치기를 만날 때의 불편함을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솔직히 선택된 시인들의 자화상을 한 곳에 놓고 보니, 보편적인 시적 감흥보다는 시인의 아파하는 모습과 마음이 날것으로 다가와서 좀 껄끄러웠다. 하지만 이는 시인들의 잘못이 아니라, 자화상이란 주제를 여러 명의 시인들이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 한꺼번에 모아 분석하고 있는 필자의 잘못이리라. 또한 「자화상」이란 제목의 시들은 열 명의 위대한 시인들이 남겨 놓은 족적 중에 지극히 작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일부에 불과하므로, 자화상이란 시 하나를 갖고 시인 각자의 시세계와 성취 운운하는 것 역시 우스꽝스런 일이다. 또 반대로 여기에 선택된 자화상이란 제목의 시들이 모두 필자에게 감동을 준다고 아첨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예컨대 노천명의 “조그마한 거리낌에도 밤잠을 못 자고 괴로워하는 성격은 살이 머물지 못하게 학대를 했을 게다./꼭 다문 입은 괴로움을 내뿜기보다 흔히는 혼자 삼켜버리는 서글픈 버릇이 있다/(중략)구리처럼 휘어지며 꾸부러지기가 어려운 성격은 가끔 자신을 괴롭힌다.”라는 표현들은, 시어의 선택이 너무나 상식적이어서 개인적인 장광설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느낌도 준다. 그러나 노천명이 이 시를 쓸 때의 시대적 배경과 노천명이란 시인이 대중들에게 미친 영향을 생각한다면, 어쩌면 그를 닮고 싶었던 대중들이 시인의 신선한 시어들을 상투적인 것으로 만들어 버린 게 아닐까 좋게 짐작도 해 본다. 물론 여전히 지나치게 개인사에만 집착하는 협소한 세계관의 사소설을 읽고 난 뒤와 비슷한 씁쓸함이 남아, 상상력이 발휘될 수 있도록 좀더 다양한 이미지들을 펼쳤더라면 하는 아쉬움은 남는다. 노천명과는 정반대 극에 있는 신비한 시인 이상은 또 지나치게 수수께끼 같은 이미지들에 기대어 독자를 당황시킨다. 그의 시 「자상自像」에서 그는 “풀이극북極北에서파과破瓜하지않던이수염은절망을알아차리고생식하지않는다”란 문장으로 자신을 묘사하고 있다. 일본식으로 띄어 쓰지 않은 문장은 얼핏 이해 불가능한 암호처럼 보이지만, 하나하나 따져 들어가면 실은 그리 어마어마한 상징은 아닌 것도 싶다. 예컨대 파과란 단어를 보자. 파과지년과 파과형 정신분열증에서 쓰이는 말이다. 파과지년은 여성의 경우는 16살, 즉, 첫 월경을 하거나 첫 경험을 의미하거나 남성의 경우는 8 곱하기 8의 숫자인 64살을 의미한다.5) 또 파과형 정신분열증(hebephrenic schizophrenia)은 서서히 모든 의욕과 감정, 그리고 논리적인 의식세계를 잃어버리고 치매환자처럼 망상의 자폐적 세계에 빠져 버리게 되는 병이다. 파과지년의 여성처럼 순수한 사랑의 첫 경험을 할 수도 없고, 예순이 넘은 남성의 노추도 아직 상상하지 못하는 시인의 정신분열증 같은 정체성의 혼란이 은유적으로 표현되고 있을 수 있다.6) 이와 같은 이상의 마음이 구체적으로 응축되었다 할 수 있는 수염 역시 당연히 자연스럽게 자랄 수가 없을 것 같다. 이런 혼란스런 상황에서 창조성과 생기를 잃은 시인의 마음의 냉기는 마치 풀조차 자라지 않는 북극과도 같다. 비슷한 시기의 시인 토마스 하디(thomas hardy)의 「거울을 보며(i look into my glass)」7)에도 이와 비슷하게 상처와 좌절 때문에 생기와 창조적 에너지를 잃어버린 조로한 시인의 모습이 객관적으로 묘사되고 있다. 시인은 자신의 자화상이 죽은 가면(데드마스크)이란 사실을 첫 대목부터 선언한다. 분석 심리학에서 인격의 가면, 즉 페르소나(persona)는 매우 중요한 개념이다. 어느 시점까지는 사회적 관계 속에서 페르소나를 만들어 써먹어야 하지만, 진짜 자기가 성장하고 성숙해 나가기 위해서는 불필요하고 죽어 있는 페르소나를 과감하게 버려야 하기 때문이다. 이상은 자신의 페르소나가 “허방빠져 있는 함정”처럼 침몰하고 있으며 “점잖던 내용이 이래저래 구기기 시작 이다”란 사실을 안다. 어쩌면 이런 거짓 페르소나에 대한 거부가 진짜 시의 시작이 아닌가도 싶다.그러나 과연 페르소나의 거부를 통한 관계에 대한 집착을 끊으려 한 이후에는, 시인에게 어떤 정신세계가 펼쳐질 것인가. 김광섭의 「자화상 37년」이란 시에는 “장미를 얻었다가/장미를 잃은 해/(중략)/아침에 나간 청춘이/저녁에 청춘을 잃고 돌아올 줄은 믿지 못한 일이었다.”라며 사랑했던 대상과 그 대상에 몰두하였던 과거의 나에 대한 상실감을 토로하며, “초라한 붓을 들어 흰 조희에 니힐의 꽃을 담뿍 그렸다.”라고 쓰고 있다. 과연 모든 것을 다 놓아 버린 후에 그리는 니힐의 꽃이 얼마나 아름다울지는 사실은 시인 자신도 장담할 수가 없다. 타인과의 관계를 놓아 버리고 다시 자기 속으로 숨는 것은 그러나 일종의 퇴행적 나르시시즘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대부분의 시인들도 알고 있을 터이다. 다른 사람들의 말을 그대로 따라 하는 에코의 짝사랑을 거부하고 오로지 물속에 비친 자신의 그림자만 사랑했던 죄로 그리스 신화 속의 나르시스는 벌을 받아 식물로 변한다. 자화상에 몰두할 때 시인들의 마음도 아마 비슷하리라. 타인에게 받은 상처 때문에 자신 안으로만 들어가 버리며 자신에 대한 애증에 빠져 버릴 때, 시인 역시 나르시스처럼 식물인간이 되어 버린다. 그럴 때 찾아오는 병적인 징후가 니힐, 즉 염세주의인 것이다.                  자화상이라는 주제의 시는 페르소나의 해체나 니힐의 퇴행에서 멈추어 서는 것이 아니라, 과거의 기억 속에 숨어 있는 고통을 승화시키는 장으로 변모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서정주의 시를 보자. “애비는 종이었다. 밤이 기퍼도 오지 않었다. /파뿌리같이 늙은 할머니와 대추꽃이 한주 서 있을 뿐이었다./(중략)…외할아버지의 숯 많은 머리털과/그 크 다란 눈이 나는 닮었다 한다./(중략) 어떤 이는 내 눈에서 죄인을 읽고 가고 /어떤 이는 내입에서 천치를 읽고 가나/나는 아무것도 뉘우치진 않을란다.”에서처럼 시인의 정신세계는 자기 하나만 독백하고 있는 모노드라마로 머물지 말아야 할 것 같다. 내 부모 형제, 내 배우자와 자식, 내 친구와 정인들, 한 걸음 더 나아가 내가 몸담고 있는 사회의 상처와 갈등이 사실은 시인의 무의식과 의식에 다 녹아 있지 않은가. 서정주의 시에 등장하는 애비와 어미는 시인의 개인적인 부모라기보다는 어쩌면 한글을 쓰고 읽는 모든 이들 마음에 감추어진 원형적(archetypal) 부모일 수 있다. 시인은 다만 언어로 형상화하는 능력을 가져, 우리 모두의 마음 속에 감추어진 부모 자식 관계의 진실을 보다 명료하게 묘사할 뿐이다. 특히 시인 자신에게 남보다 더한 육체적·정신적 고통이 아주 구체적으로 존재한다면, 그 시를 읽는 독자들의 마음은 더욱 아프다. 한센씨병을 앓았던 한하운의 자화상은 정작 시인 자신은 과장되게 울지도 웃지도 않으면서, 시대와 장소를 한 번도 시인과 함께 하지 못한 우리를 울린다. “…도대체 웃음이란 얼마나/가볍게 스쳐가는 시장끼냐.//도대체 울음이란 얼마나 짖궂게 왔다가는 포만증이냐.//(중략)/지나는 거리마다 쇼윈도 유리창마다/얼른 얼른 내가 나를 알아볼 수 없는 나의 얼굴”의 시에 등장하는 시인의 얼굴에는 웃음도 사라지고 눈물도 말라붙어 본래 모습조차 기억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그의 시어들이 딱딱하게 굳은 우리 심장을 녹여 눈물 흐르게 한다.       감동을 주는 시는 꼭 한하운 시인처럼 끔찍한 질병에 걸리지 않아도, 개인적 영역과 외부의 확장된 세계―인간 세상이건, 자연과 우주이든―가 만나는 작업을 성실하게 한다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박용래의 「자화상 ii」에는 그와 같은 사적인 시인의 내면이 넓은 외부세계와 조우하는 장면이 보인다. 시인은 자신을 “…버들꽃 사이 누비는 한 오라기의 지풀” 혹은 “새알, 흙으로/빚은 경단에/묻은 지풀”에 불과하다고 표현하고 있다. 자신만이 고통받고 있고, 자신만이 쓰라린 좌절감을 느끼고 있는 것 같아 자폐적 세계에 빠져 있는 이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시가 아닐까도 싶다.    심리분석을 하다 보면 자신이 겪은 질곡과 그에 따른 상처를 격하게 토로하는 이도 있고, 반대로 감정이 메말라 느낌이 없으며 모든 것을 내려놓았다고 자신하는 이들이 있다. 양쪽 다 지나치면, 사실은 본인의 문제를 제대로 보지도 못하고 해결하지도 못할 수 있다. 어느 정도는 스스로의 다친 마음도 인정해 주고, 또 어느 정도는 그 감정을 객관화시켜 한 단계 승화시키려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 마찬가지로, 좋은 시는 예민하고 섬세한 감성을 너무 지나치게 억제하거나 부정하지도 않고, 또 반대로 거기에 도취되어 요란을 떨지도 않아야 된다고 생각한다. 지나치게 감상적인 시도, 지나치게 현학적인 시도, 자칫 잘못하면 읽는 이에게 혐오감만 준다. 고통과 상처와 상실로 형성된 시인의 자의식은 시를 샘솟게 하는 원천이지만 동시에 너무 깊이 빠져서 무의식의 콤플렉스에 사로잡히게 되면 시인 자신의 무덤을 파게 되는 것도 같다. 물론 무의식에 존재하는 시인의 표현 욕구가, 의식세계에 있는 ‘자아’의 거름망에서 잘 분화되고 걸러져 좋은 시로 다시 태어나면 그보다 좋은 일은 없다. 그러나 시작詩作은 의식과 무의식을 무수히 넘나들며 이루어지기 때문에, 자칫 어두운 혼돈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는 수도 있다. 일찍 병이나 사고로 생을 마치거나, 자살한 시인들이 유독 많은 이유이기도 하다.세상 어느 일이 쉽고, 어느 직업이 녹록하겠는가마는, 미국의 시인 프랭크 오하라(frank o’hara)가 「왜 나는 화가가 아닌가(why i am not a painter)」8)라는 시에서 차라리 그림을 그리는 화가가 되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토로할 만큼, 시인에게 ‘시’란 쓰지 않으면 미칠 것 같고, 쓰면 더 괴로운 딜레마가 아닐 수 없다.김현승이 고백한 대로 “눈이 커서 눈이 서러워. 모질고 사특하진 않으나, /신앙과 이웃들에 자못 길들기 어려운 나―//사랑이고 원수고 모라쳐 허허 웃어버리는/비만한 모가지일 수 없는” 시인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섬세하게 자신의 삶을 냉정하게 응시한다. 죽을 때까지 어떻게 살 것이며, 또 죽고 난 후엔 자신이 어떤 모습으로 기록될지도 궁금하다. “내가 죽는 날/단테의 연옥에선 어느 비문이 열리려나?”라고 김시인이 질문하는 것처럼 진정한 시인들은 태어나 죽는 그 순간까지 모든 살아 있는 것에 대한 미안함을 잃지 못하는 부류의 사람들이 아닐까.고은의 자화상은 그런 의미에서 모든 시인들과, 시를 좋아하는 이들의 부끄러움을 간결하게 요약해 준다. “내가 부른 노래/내가 부르지 못한 노래들이/우르르/불 켜들고 내달려오는/나일 줄이야/찬란한 후회가 나일 줄이야.”   뻔뻔하고 그악스런 사람들의 과시와 잘난 체로 가득한 이 더러운 욕망의 시대, 그래도 아직 세상이 지옥이 되지 않고 있는 이유는 어쩌면, 이렇게 자신의 모습을 부끄러워하는 순수한 시인의 마음이 어디선가 살아 있기 때문은 아니겠는지

정용진(鄭用眞) 의 약력
39. 경기 여주출생(아호 秀峯)
1971 년 도미. 지평선 시인동인
미주한국문인협회협 이사장. 회장 역임.
한국 크리스챤 시인협회. 민족문학 작가회의. 한국문인협회. 행문회 회원.
Pen USA. The International Society of Poets VIP회원.
미주문학상. 한국 크리스챤문학상 대상.
Outstanding Achievement Award.(07.08)
(The International Society of Poetry)수상.
The Best Poems & Poets (05.07) 선정됨.(미국. 국제시협)
시집 : 강마을. 장미 밭에서. 빈 가슴은 고요로 채워두고. 금강산.
너를 향해 사랑의 연을 띄운다(한영). 설중매. (미래문화사)
에세이 : 마음 밭에 삶의 뜻을 심으며. 시인과 농부.
문예창작교본 : 시는 언어로 그리는 영혼의 그림.
샌디에고에서 에덴농장 경영. 샌디에고 문장교실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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