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 이제는

2004.08.10 12:50

김영교 조회 수:62 추천:5

우리는
저마다의 깊은 상처를 안고
불면의 벼랑을 지나
고독의 다리를 건너
푸른 토장에 온 씨앗 나그네

우리는
세상 재미에 취하여
마음 끄고 눈 닫아
소음에 자신을 가둔
의미없는 발걸음들이었네

그해 8월, 하늘 드높은 어느 날
한가닥 맑은 바람이 다가와
<새로운 출발> 한지붕 아래 세벽을 깨우네

거기서
믿음의 텃밭 일구며
사랑을 심고 말씀의 물을 뿌리고
그리고 우리는 씻고 마시네
기도의 싹이 돋는 경건의 순간
회개의 가지 뻗어나
회복의 잎새에 하늘이 내려앉네

이제 텃밭은
걱정의 구름 멀리
의심은 흙알갱이 사이사이 녹아지고
햇빛 스며드는 축복의 화단되었네

환한 기쁨의 꽃, 부드러운 화평의 꽃
고개숙인 인내의 꽃, 포근한 자비의 꽃
향기높은 양선의 꽃, 탐스런 충성의 꽃
더불어 다소곳한 온유의 꽃.
청초한 절제의 꽃들,
조화 이루어 반짝이네

이제, 아름다움 가득한 은혜의 텃밭에
너와 나, 우리는 각기 색갈과 향기 다른 꽃송이
손잡고 순종의 길 가면
마침내, 창조주의 생명밭에서 하나되네

가슴 벅차도록 고마운 그 큰 농부의 손길
우리를 얼싸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