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비

2014.10.24 14:31

성백군 조회 수:41

가을비 / 성백군


가을비가 옵니다
더위가 한풀 꺾이더니
아침저녁으로 서늘한 바람이 불고
신록도 때를 아는지, 풀이 죽었습니다

시간이 되면 떠나야지요
이별이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대범해 보이려 하지만
목숨이 무 자르듯 짤라 지던가요
뜨락 단풍잎들이 빗방울을 떨구네요
그게 눈물인지도 모르면서

너무 슬퍼하지 마세요
돌아보면 기쁜 날보다는 괴로운 날이 더 많았지만
때문에 함께 나누며 위로하고 사랑받으며
즐겁게 산 날도 있었잖아요
나무가 제 열매를 먹는 것 보셨나요?

낙과가 무람없이 떨어져 있습니다
벌레들이 모여들고
먹거리잔치를 벌이네요
세상에 왔다가 헛되게 가는 삶은 없다고
가을비가 마음의 상처를 씻어내리고 있네요

    631 - 10042014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0479 호흡하는 것들은 오연희 2014.11.26 98
10478 [이 아침에] 공공 수영장의 '무법자' 11/26/2014 오연희 2014.11.26 67
10477 [이 아침에] 성탄 트리가 생각나는 계절 11/13/2014 오연희 2014.11.26 27
10476 삶.2 정용진 2014.11.24 35
10475 여호와 이레 김수영 2014.11.23 60
10474 우리가 문학을 하는 이유 김우영 2014.11.23 65
10473 낚시터에서 차신재 2014.11.22 38
10472 통나무에게 차신재 2014.11.22 35
10471 중앙일보 40 주년에 부쳐 김학천 2014.11.21 51
10470 한국인 거주자 숫자의 힘 최미자 2014.11.20 8
10469 좋은 시 감상 <너에게 묻는다> 차신재 2014.11.18 142
10468 배신 차신재 2014.11.17 39
10467 물안개로 오는 사람 차신재 2014.11.17 59
10466 개구리 울음소리 김수영 2014.11.17 51
10465 엉뚱한 가족 강민경 2014.11.16 31
10464 어둠 속 날선 빛 성백군 2014.11.14 105
10463 낙엽 동아줄 2014.11.13 28
10462 일몰(日沒) 정용진 2014.11.12 29
10461 가을줍기 서용덕 2014.11.11 30
10460 얼룩의 소리 강민경 2014.11.10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