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훈 서재 DB

윤석훈의 창작실

| 윤석훈의 창작실 | 내가읽은좋은책 | 독자창작터 | 목로주점 | 몽당연필 | 갤러리 | 공지사항 | 문학자료실 | 웹자료실 | 일반자료실 |

바람의 사회

2006.12.16 01:15

윤석훈 조회 수:725 추천:52

밤새 던져 두었던 이름 들고
어둠 갓 깨고 나온
짐승과 식물의 씨앗들을
호명하며 산에 오른다
산정에 서서 두 팔 벌리면
이름들의 춤굿을 볼 수 있다
그들의 얼굴에는
오랫동안 갇혀있던 독방 냄새가 난다
보이지 않는 것들로
보이는 것들의 이름 부르면
바람에 흔들리던 이름이
알몸 위해 옷을 벗는다
제 몸 아닌 것으로만
자신을 알리는 바람의 사회에는
처음부터 이름 같은 건 없었으리라
이름이 없었으므로
자기 아닌 것들과 어울려
하나가 되었으리라
붙였던 이름 다시 지우며
꽃잎 따듯 이름 따서
흐르는 강물에 던진다
이름 없는 바다에 바람은 가라앉고
해저에는 진흙만 고여 있다
바람의 바다에는 이름 없는 물고기만 산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4 청바지 윤석훈 2006.03.20 669
33 불면증 윤석훈 2006.02.27 570
32 安樂死 윤석훈 2006.02.23 687
31 Jellyfish 윤석훈 2006.01.22 557
30 Revolving Cafe 윤석훈 2006.01.18 545
29 사랑 윤석훈 2006.01.17 542
28 별빛을 읽다 윤석훈 2006.01.10 654
27 겨울을 위한 기도 윤석훈 2005.12.28 647
26 다리 윤석훈 2005.12.14 697
25 새벽에 윤석훈 2005.11.28 579
24 유죄 윤석훈 2005.11.28 512
23 Humming bird 윤석훈 2005.11.21 516
22 하루 윤석훈 2005.11.19 576
21 금강산 윤석훈 2005.11.08 622
20 490* 윤석훈 2005.11.04 575
19 안개 윤석훈 2005.10.23 560
18 장미꽃 지다 윤석훈 2005.10.17 713
17 의자 윤석훈 2005.10.11 655
16 가을비 윤석훈 2005.09.25 698
15 겨울나무 윤석훈 2005.09.21 6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