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3.17 15:36

봄의 가십(gossip)

조회 수 163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봄의 가십(gossip)



                                   이 월란




꽃들이 혀를 낸다
동속곳* 벗는 미풍에 춘정을 흘리며
땅속의 사생활을 떠벌리기 시작했다
잔동(殘冬)의 스캔들에도 아랑곳없이
꽃주저리 주절주절
저리들 구실이 많았었다고
사치스럽도록 사나운 소문들에
붉으락푸르락 안색이 변하여도
볼그족족한 얼굴을 내쳐 들고
한 시절 흔들어도 보겠다고
한 세상 흔들려도 보겠다고
겨우내 삭인 화려한 침묵을 들고
화수분 가득 화냥끼같은
꽃들의 잡담을 채워
애기먼동*에 터지는 봄날
혓바늘 아리도록
꽃들이 혀를 낸다
                
                            


* 동속곳 : 겨울에 입는 속옷
* 애기먼동 : 이제 막 터오는 새벽 먼동을
                 아기에 비유한 말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63 방귀의 화장실 박성춘 2008.03.25 364
462 하다못해 박성춘 2008.03.25 166
461 저녁별 이월란 2008.03.25 160
460 현실과 그리움의 경계 이월란 2008.03.24 142
459 누전(漏電) 이월란 2008.03.23 151
458 저 환장할 것들의 하늘거림을 이월란 2008.03.22 195
457 원죄 이월란 2008.03.21 185
456 목소리 이월란 2008.03.20 171
455 망부석 이월란 2008.03.19 152
454 페인트 칠하는 남자 이월란 2008.03.18 339
» 봄의 가십(gossip) 이월란 2008.03.17 163
452 별리동네 이월란 2008.03.16 115
451 장대비 이월란 2008.03.15 293
450 바다를 보고 온 사람 이월란 2008.03.14 164
449 가시내 이월란 2008.03.13 215
448 여든 여섯 해 이월란 2008.03.12 244
447 노래 하는 달팽이 강민경 2008.03.11 306
446 꽃씨 이월란 2008.03.11 163
445 Daylight Saving Time (DST) 이월란 2008.03.10 156
444 울 안, 호박순이 성백군 2008.03.09 241
Board Pagination Prev 1 ... 86 87 88 89 90 91 92 93 94 95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