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병/장효정
2009.05.05 05:36
문병
장 효 정
오늘
9순의 친구 어머님 병상에서
황혼의 긴 그림자 드리우고
마른 꽃대로 누워 계신
우리 어머니를 만났다
삶의 긴 여정에서 허리가 휘고
마음 팍팍했어도
오직 자식들에게 목숨 걸으셨던
보고 싶던 어머니
무심의 강물인냥 욕심 없이
순리대로만 흐르며 쌓았던
모래 능선이 깎여 나가는 소리
거대한 방죽이 허물어 지는 소리
속절 없는 세월 앞에
어느것 하나 움켜 쥘 힘이 없어
세상 끝에서 날개를 접고
두려움, 서러움 노여움도 헐겁게 내려놓고
죽움의 어깨를 쓰다듬고 계시는 저 평온
이승의 맨 마지막 빛갈로 남아
내게 생의 심원한 음조를 들려주시는
어머니
덥석 내 가슴을 깨문다
장 효 정
오늘
9순의 친구 어머님 병상에서
황혼의 긴 그림자 드리우고
마른 꽃대로 누워 계신
우리 어머니를 만났다
삶의 긴 여정에서 허리가 휘고
마음 팍팍했어도
오직 자식들에게 목숨 걸으셨던
보고 싶던 어머니
무심의 강물인냥 욕심 없이
순리대로만 흐르며 쌓았던
모래 능선이 깎여 나가는 소리
거대한 방죽이 허물어 지는 소리
속절 없는 세월 앞에
어느것 하나 움켜 쥘 힘이 없어
세상 끝에서 날개를 접고
두려움, 서러움 노여움도 헐겁게 내려놓고
죽움의 어깨를 쓰다듬고 계시는 저 평온
이승의 맨 마지막 빛갈로 남아
내게 생의 심원한 음조를 들려주시는
어머니
덥석 내 가슴을 깨문다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66 | 팔색조 / 최문항 | 미문이 | 2009.06.22 | 278 |
165 | 사랑, 그 황홀한 유혹 / 지희선 | 미문이 | 2009.06.15 | 469 |
164 | 봄 두른 샛터 마을 / 조옥동 | 미문이 | 2009.06.08 | 330 |
163 | 개똥벌레의 여행 / 정해정 | 미문이 | 2009.06.01 | 483 |
162 | Sedona에서 / 정용진 | 미문이 | 2009.05.26 | 202 |
161 | 성모의 밤을 맞이하여 / 정문선 | 미문이 | 2009.05.18 | 313 |
» | 문병/장효정 | 미문이 | 2009.05.05 | 324 |
159 | 자목련, 자목련 / 장태숙 | 미문이 | 2009.04.27 | 187 |
158 | 낙엽 하나 바람을 이고 / 장정자 | 미문이 | 2009.04.21 | 137 |
157 | 명상시조 3편 / 임혜신 | 미문이 | 2009.04.13 | 156 |
156 | 카스트라토 / 임영록 | 미문이 | 2009.04.07 | 65 |
155 | 춘곤증 / 이주희 | 미문이 | 2009.03.30 | 200 |
154 | 모래산 / 이용우 | 미문이 | 2009.03.23 | 370 |
153 | 식물원(植物園)에서 / 이용애 | 미문이 | 2009.03.16 | 110 |
152 | 태양열 로봇 / 이영숙 | 미문이 | 2009.03.09 | 147 |
151 | 극장에서 / 이성열 | 미문이 | 2009.03.02 | 64 |
150 | 낙엽 / 이기윤 | 미문이 | 2009.02.23 | 104 |
149 | 악수 / 윤석훈 | 미문이 | 2009.02.16 | 89 |
148 | 종이별 / 윤금숙 | 미문이 | 2009.02.10 | 56 |
147 | 약속 / 유봉희 | 미문이 | 2009.02.03 | 6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