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걸-주민등록증
2017.08.23 07:59
주민등록증
이우걸
가느다란 가지 끝에 새처럼 앉아 있었다가지들 흔들릴 때면 옮겨가며 앉아 있었다
옮겨간 그 가지마다 너는 나와 함께 있었다.
이제 남은 반백과 희미해진 지문 앞에서,손 흔들 사이도 없이 빠져나간 시간 앞에서,
나라고 외치는 너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지상에서 나의 기거를 증명해온 기록이여숨 가쁘게 달려온 내 삶의 방향이여
수십 번 넘어지면서도 웃고 있는 얼굴이여.
이우걸 : 1946년 경남 창녕 출생. 1973년 <현대시학>으로 등단.
<지금은 누 군가 와서> <빈 배에 앉아> <맹인> <주민등록증>등 7권의 시조집과
3권의 평론집, 3권의 시선집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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