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4.25 02:15
파릇한 너를 지웠다
김준철
분명치 않은 계절
바람은 차고
햇살은 따스했다
숲을 가르는 바람 소리
반복되는 뱃고동의 비명
이명처럼
아득한 기억 속
느닷없이 당한 일이었다
어둠은 부끄러움을 가리지 못했고
시간은 어색함을 이기지 못했다
구별되지 않는 당혹의 한때
오래 품었던 첫 키스가
갓 폐에서 뿜어져 나온
파릇, 담배 연기처럼
이젠 뜨겁지 않은
너의 어깨에 두른 팔을
조용히 내려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