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구의 문학서재






오늘:
29
어제:
39
전체:
289,901

이달의 작가

산그림자 길

2024.10.31 11:14

Noeul 조회 수:232

산그림자 길 - 이만구(李滿九)

내 몸이 죽어 저 그림자로 기억될 수 있을까
아침 산길 거닐며 나의 영혼을 생각했었다

열 한시쯤 되어, 산에서 돌아 내려오는 길
표지석에 정점 찍고, 집으로 향하는 발길 
산 아래로 내 키 만한 그림자가 앞서가는
밀짚모자 쓰고 허수히 내려가는 걸 보았다

십이월 이국 하늘, 가을을 이고 선 가로수
낙엽은 한 해의 사랑을 날리며 허공 속으로
성긋한 가지 사이로 눈부신 햇살 드러내며
발아래 낙엽은 제 영혼 가는 길을 잃은 듯
다시 땅만 보며 휘적이며 걷는 나를 스친다

저만치, 내 회색 그림자는 서로 발을 맞추고
지난 세월 고스란히 남기고 이 몸 떠난다는
산 밑으로 싸늘히 없어지는 햇살의 분리
저 낙엽처럼 내 그림자 멀리 사라져 간 걸까

나를 떠나갈 내 그림자, 그 영혼 어디쯤 갔나!
불러도 없던 그 이름, 산 모둥이 돌아설 때,
후유! 발아래 다시 붙어 함께 걸어가고 있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01 노을 시선 100편 Noeul 2024.11.02 264
100 봄의 자리에 Noeul 2024.11.02 228
99 낙산, 그 푸른 파도여! Noeul 2024.11.02 245
98 만추 Noeul 2024.11.02 230
97 장미꽃은 지고 Noeul 2024.11.02 246
96 타인의 해후 Noeul 2024.11.01 242
95 봄 하늘 가오리연 update Noeul 2024.11.01 257
94 자카란다꽃 Noeul 2024.11.01 222
93 길가의 소나무 Noeul 2024.11.01 239
92 옛집, 그 나무는 Noeul 2024.10.31 240
» 산그림자 길 Noeul 2024.10.31 232
90 프리지어꽃 Noeul 2024.10.31 222
89 겨울나비의 꿈 Noeul 2024.10.30 257
88 익모초 들꽃 Noeul 2024.10.30 241
87 마지막 편지 Noeul 2024.10.29 235
86 겨울에 피는 꽃 Noeul 2024.10.28 221
85 산그늘, 저 등걸아! Noeul 2024.10.27 232
84 봄날의 꽃 편지 Noeul 2024.10.27 242
83 자기야, 꽃 봐라! Noeul 2024.10.26 230
82 나무와 해 Noeul 2024.10.16 2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