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01 15:43
봄 하늘 가오리연 - 이만구(李滿九)
멀리서 성당의 종소리 들려오는 언덕길이었다
아이 앞세우고 세찬 마파람에 큰 가오리연 띄우는 한 남자가 서있다
칭얼대는 아이를 달래며, 팽팽히 연줄 당긴다
수풀 속 노란색 꽃물결 흔들리다 쓰러진다
허공 맴돌던 연 덤불에 떨어지자, 아이가 운다
어릴 적, 색동옷 입고 연 날리던 기억 떠오른다
대숲 바람 소리 들리던 사랑방, 아버지랑 대쪽을 깎아 창오지 오려 붙인 가오리연이었다
저 푸른 하늘에 치마폭 여미며, 보고픈 어머니가 가물거리며 펄럭인다
바람 부는 언덕길 풍경, 내 마음 벽에 옛 아버지 모습, 사진 한 장 박히어 있다
지금은 가고 없는 사람들, 내게 사랑 주신 그 영혼의 바람 소리 스치어간다
오늘은 꿈속의 사람을 만나 기분 좋은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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