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화상

2021.07.09 18:08

정종환 조회 수:81

병원 원무과에서

처방전을 받으려 했는데

내가 무엇인가 잘못해서

되돌아 와 자리에 앉았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앞을 바라보았다

시야에 들어온 한 사람

그 뒷모습

내가 정말 싫어하는 스타일

말로 표현할 수 없어서

속으로만 비난을 퍼부었다

"사람이 왜 저렇게 살까"

"병원에 올 때는 충분히 돈을 가지고 와야지"

"불량하게 생겼네"

시간이 흘렀다

호주머니에 있어야 할

돈과 신분증이 있는 지갑이

없음을 깨달았다

당황해서 두리번 거렸다

찾다가 앞에 있는 사람이

대화를 마치고 어디론가 급히 사라지는

모습이 보였다

얼른 계산대 앞으로 달려갔다

거기서

눈에 익은 내 지갑을 찾았다

그 사람에 대해서 물었다

대답이 왔다

"그 사람 다시 와야 돼요."

고맙다고 인사하려고 기다렸지만

비난했던 그 분 모습을

다시 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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