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게

2009.11.03 04:30

박영숙 조회 수:451 추천:110

가을에게


         글, 이정란


당신을 만나고 싶습니다            
얼굴에 하얀 분칠 않고                
입술에 붉은 빛 달지 않고                      
그냥 일상처럼 당신을 만나고 싶습니다                  
항시 닮은 날들 잠시 걷어내고                          
노을속으로 빨려가는 겨울소나무처럼
당신께로 갔다오면            
걷어낸 날들                      
다시 내 무릎 위로 당겨 안을 수 있을 거예요                      
술 한 잔 따뜻하게 건넨 후                      
말없는 웃음 하나만 보고                        
헤여져도 섭섭치 않게                        
언제 또                      
그렇게 만날 수 있는 터를                      
하나 갇고 살다가                      
당신에게 가서                    
가끔 흔들리고 싶습니다                      
당신은 내게 말해 주세요                    
생활에게 온통                    
자신을 팔지 마세요                  
가슴                      
정원에 핀 꽃 한송이에                
물을 자주 주시오 라고.


                  글, 이정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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