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손맛

2009.12.23 09:52

박영숙 조회 수:587 추천:111

어머니의 손맛
                         
  남도 부녀자들의 잡가에 보면

  고추방아 눈물은 싱겁디 싱겁고,
  시모 구박 눈물은 누리디 누린데,
  
  팔자타령 눈물은 이다지도 짜디 짜냐,
  주루룩 흐르는 눈물은 시큼한데,
  
  괴었다가 넘치는 눈물은 매캐 하드라,  했으니
  얼마나 많이 울었기로 눈물 맛까지 가려서 분별할 수 있었든가,

  우리 옛 어머니 음식의 간을 볼때
  머리속에 기억해 두었든 눈물 맛의 간에 마추었든 것이다,
  
  그래야 그 음식맛이 난다는 전통적인 지혜를 터득하고 있었다,  
  국물을 덥힐 때 새기손가락으로 휘저어  
  
  음식의 온도를 체온과 같게 하는 것과,
  음식의 간을 눈물이라는 체액의 염도와 같게 하는 지혜는 한국

  음식 문화를 해석해 보는 중요하고도 자랑스런 열쇠가 아닐수 없다,
  그래서 고된 시집 살이로

  " 눈물 서말 흘리지 않고는 음식 맛을 못 낸다 " 는 속담이 실감난다,
  칼로리를 재고 그램을 재며 아무리 과학적으로 조리를 해도

  내지 못 한다는 " 어머니의 손맛 " 이란
  숨어서 울고 또 울어 눈물 맛을 익히지 않고는 못내는,

  그런 슬프디 슬픈 맛인 것이다,
  눈물 속에는 세균을 죽이는 라이소팀이라는 성분만 있는것이 아니라,

  인간의 감정 농도에 따라 분비량이나 분비농도가 크게 달라지는
  " 로이시닌케팔린 " 이라는 성분이 있다는것이다,

  이 성분은 양파를 썰 때 나오는 물리적 눈물에는 없고,
  슬프서 울 때 나는 감정적 눈물에만 분비 된다고 했다,

  그렇다면 고추방아 눈물에는 그 성분이 없어 싱겁디 시거웠고
  팔자타령 눈물에는 그 성분 때문에 짜디 짰으며

  괴였다 흐르는 눈물에는 그 성분이 농축되여 매캐했든게 아닐까,
  그렇다면 " 로이시닌케팔린 "으로 간을  

  맞추었던 한국음식은 그 하나 하나가 눈물이요 시가 아니 었든가,.....
  정말 숙연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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