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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천재불용과 발본색원

2023.01.16 05:31

양상훈 조회 수:19

천재불용<天才不用> 과 발본색원<拔本塞源>

양상훈

 

한국은 근대사에 광복 후 국정의 격랑 속에서도 확고한 자유민주 체제를 확립,

단기간에 획기적인 경제발전으로, 이제 10대 경제대국의 선진대열에 진입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지도자들의 강력한 리더쉽과 국민들의 각고의 노력덕분으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국민들의 적극적인 교육열정의 뒷받침이 인재양성으로 국가발전에 크게 기여해 왔음을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요즘 한국사회에 경종이 울립니다. 너무 급하게 터트린 삼패인에 도취되어 있지 않냐 우려하고 있습니다. 최근 조국방문길에 느낀 바로는.

외형적으로 한국사회는 풍요로움 속에서 선진문화를 무분별하게 향유하고 있는 듯합니다.

자성自省의 소리도 함께 들려오고 있습니다. 지금 엄중한 국제사회는 그렇게 녹녹하지 않고 있습니다. 세상은 부조리하고 혼란합니다. 정직하고 의로운 사람들이 고난을 받고 ,불의한 자들이 큰소리치고 활개 치는 현실입니다. 매일 쇼킹한 뉴스가 터지곤 합니다. 오늘 터질지 내일 터질지도 모르는 가느다란 줄에 매달리고 있습니다. 잘 살고 있는 듯, 한데 모두 죽겠다는 소리입니다. 삶이 더 고달파지고 정신적인 고통이 더욱 힘들어가는 생활 패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아우성들입니다.

시대의 전환점에서 지금 국민도 각성해야지만 그 어느 때보다 덕망德望있는 지도자를 갈망하고 있습니다. 한국사회에 지성인은 많지만 덕목을 갖춘 지혜로운 사람은 발견하기가 어렵다고 합니다. 정직하고 선공후사先公後私의 정신으로 국민에게 봉사하는 지도자가 멀어져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거짓말이 생명인 듯 밥 먹듯이 하고 음해와 막말이 난무합니다. 거짓말을 정말로 말하고 국민을 허위 선동하는 짓은 비일비재합니다. 패거리집단주의로 국민을 현혹시키고 있습니다. 사회에 어떤 영향을 끼친다는 것 자체가 실종된 방향으로 가고 있지요.

. 아무리 똑똑한척해도 뇌리에 쓰레기 찌꺼기가 꽉차있으면 지도자가 된들 존경을 받기는커녕 쓸모가 있겠습니까?

닉슨의 워터게이트 사건도 거짓말 때문에 사임됐고 지난달 영국의 보리스 존슨 총리도 거짓말 하나로 사임했습니다..정직해야할 이 나라 정치를 거짓문화로 추락시키고, 거짓말 경시풍조를 만든 장본인들은 누구이든 발본색원拔本塞源해야합니다. 그렇지 않고는 밝은 미래를 보장 할 수가 없습니다. 구석구석 청소해 뿌리뽑아야합니다. 모든 비리의 근원은 거기서 양산하기 때문입니다.

천재불용天才不用은 재주가 덕을 이겨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외형적으로 한국사회는 선진국의 문턱에서 안정생활의 풍요로움을 만끽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날 덕보다 온갖 잔재주로 이기주의만이 넘쳐나니 미래가 걱정입니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요? 요즘 젊은 엄마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자식을 천재로 키우려합니다.

하지만 우리주변을 살펴 보건데 세상에 나가 훌륭한 사람이 되는 것은 천재가 아니라 덕이 있는 사람임을 볼 수 있습니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에게 존경을 받고 지도자의 위치에서 사회를 국가를 이끄는 사람은 천재가 아니라 덕이 높은 사람이라고 모두 이구동성異口同聲입니다. 유명인보다 덕망인을 선호합니다. 사람들은 천재를 부러워하지만 천재는 예상외로 꽃을 피우지 못하고 오래가지 못하더군요. 하지만 덕은 영원합니다.

그러므로 머리 좋은 사람으로 키우기 전에 을 좋아하고 을 즐겨 베풀 줄 아는 사람으로 키워야 할 것입니다.

새로운 전환점에서 도약해야할 중대한 현시점에 특히 덕망이 있는 지도자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천재天才에 덕을 갖춘다면 금상첨화錦上添花이겠지만 모레밭에 금을 찾듯 쉽지 않는 현실입니다.

공자는 천재불용天才不用이라하여 없이 머리만 좋은 사람은 아무짝에도 소용이 없다고 했습니다. 이는 공자와 황택의 이야기에서 잘 알 수 있습니다.

어느 날 공자가 수레를 타고 길을 가는데 어떤 아이가 흙으로 성을 쌓고 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수레가 가까이 가도 아이는 비켜줄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얘야. 수레가 지나갈 수 있도록 길을 비켜주겠느냐?”

그런데도 아이는 쭈그리고 앉아 하던 놀이를 계속했습니다.

그러고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수레가 지나가도록 성이 비켜야합니까? 아니면 수레가 성을 비켜 지나가야합니까?” 아이의 말에 공자는 똑똑한 녀석이라고 생각하며 수레를 돌려 지나가려 했습니다.

그러다가 아이에게 이름과 나이를 물어보았습니다.

그러자 이름은 황택이며 나이는 8살이라 했습니다.

이에 공자는 한 가지 물어보아도 되겠느냐? 그러고는 바둑을 좋아하느냐고 물어보았습니다. 그러자 황택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군주가 바둑을 좋아하면 신하가 한가롭고 선비가 바둑을 좋아하면 학문을 닦지 않고 ,농사꾼이 바둑을 좋아하면 농사일을 못하니 먹을 것이 풍요롭지 못하게 되거늘 어찌 그런 바둑을 좋아하겠습니까?“

아이의 대답에 놀란 공자는 한 가지 더 물어도 되겠냐고 하고는

자식을 못 낳는 아비는 누구냐?‘라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아이는 허수아비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러면연기가 나지 않는 불은 무엇이냐?” “반딧불입니다그러면 고기가 없는 물은 무엇이냐?”

눈물입니다

아이의 거침없는 대답에 놀란 공자는 입을 다물지 못했습니다.

그 순간 아이가 벌떡 일어서며 제가 한 말씀 여쭤도 되겠습니까?” 하고 말했습니다. 공자가 그렇게 하라고 이르자 아이는 이렇게 물었습니다.

아주 추운 겨울에 모두 나무의 잎들이 말라 버렸는데 어찌 소나무만 잎이 푸릅니까?”

공자는 잠시 생각하다가속이 꽉 차서 그럴 것이다하고 대답했습니다.

그러자 아이가 다시 물었습니다. “그렇다면 속이 텅 빈 저 대나무는 어찌하여 겨울에도 푸릅니까?“ 그러자 공자는 그런 사소한 것 말고 큰 것을 물어 보아라고하고 했습니다. 그러자 아이가 다시 물었습니다.

하늘에 별이 모두 몇 개입니까?“

그건 너무 크구나

그럼 땅위의 사람은 모두 몇 명입니까?“

그것도 너무 크구나

그럼 눈위의 눈썹은 모두 몇 개입니까?“ 아이의 질문에 공자는 아무런 대답을 하지 못했습니다.

공자는 아이가 참 똑똑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하여 아이를 가르쳐 제자로 삼고 싶다는 생각을 잠시 했습니다.

하지만 공자는 아이가 머리는 좋으나 이 부족해 궁극에 이르지는 못 할 것이라는 사실을 내다 봤습니다.

그리하여 다시 수레에 올라가던 길을 계속 갔습니다.

실제로 황택의 이름은 그 이후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의 천재성은 8살에서 끝이 나고 말았던 것입니다 사람들은 머리로 세상을 산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머리가 세상에 미치는 영향보다 가슴이 미치는 영향이 훨씬 큽니다. 그러므로 머리에 앞서 덕을 쌓고 덕으로 세상을 살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할 것입니다.

오늘날 우리가 사는 세상이 온갖 거짓과 허위선동 모순과 악으로 넘쳐나는 현상은 지식이 모자라서가 아닙니다. 덕이 미치지 못한 악한 무리들이 혹세무민惑世誣民하고,사회와 국가를 멍들게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아이들에게 가르쳐야할 것은 천재교육이 아니라 인성교육이 먼저 아닐까요. “재주가 덕을 이겨서는 안 된다는 소박한 진리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