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유자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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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인생의 다반사 / 수필

2024.11.08 11:30

yujaster 조회 수:40

인생의 다반사 /민유자

 

 

  얼굴에 뱉기 안다. 한숨 나오는 실수였다.

시위를 당기고 보니 화살은 엉뜽한 방향으로 날아갔다. “낭패로고!” 낙담했는데 신기한 것은 화살이 공중에 헛바퀴를 두번 돌고도 과녁을 향해 날아들었다. 사실이다.

 

  느닷없이 남편에게 좌골신경통이 지독하게 왔다. 집안에서도 지팡이를 짚어야 정도로 걷기가 힘들었다. 그는 아마추어 마라토너로 사십대 중반에 시작한 마라톤을 다섯번이나 완주한 기록을 갖고 있다. 멀쩡하던 사람이, 건강이라면 항상 자신있게 큰소리 치던 사람이 하루 아침에 중증 장애인이 되었다. MRI 찍었더니 척추에 디스크 증상이 보였다. 통증의사에게 주사를 세번이나 맞았으며 테라피도 열심히 병행했다. 넉달이 지나도록 증세에 전연 진전이 없다. 약물과 테라피만으로는 효과가 없자 척추 수술을 권고 받았다. 남편은 절대로 수술은 안하고 싶다고 고집을 부렸다. 하지만 다른 방법이 없어 그의 결심을 다지기 위해서 세컨드 오피니언을 받아보기로 했다. 유명하다는 전문의를 찾아 예약을 했으나 한달 후에나 가능했다.

 

  약속한 아침, 앞이 보일 정도로 세찬 빗길을 뜷고 2시간 반을 운전하여 병원에 도착했다. 헌데 낭패인것은 남편이 MRI 사진을 갖고 가는 것을 깜빡 했다. 없이 다음 약속을 후로 해놓고 허탈하게 돌아왔다.

꼽아 기다리던 두번 약속한 날이 왔다. 서둘러 준비를 하는 중에 내가 남편에게 MRI 사진 잊지 말고 챙기라고 말했다. 남편은 알았다고 하더니 여기 당신 핸드백 옆에 두었으니 가방에 넣으라고 나에게 다시 말했다. 알았다고 말하고 거울 앞에서 하던 준비를 끝내고 떠났다.

차에서 남편이그거 가져왔지?” “ 가방 안에 있어요

병원에 도착하니 간호원이 지난 일을 기억하고 크게 웃으며 사진을 가져왔는지 물었다. 남편이물론 이번엔 가져왔지!” 당당히 말하면서 나를 쳐다본다. 근데 이게 웬일? 이럴 수가! 가방 속에 없다. 머리가 하얘졌다. 낭떠러지에서 떨어져내리는 상실감과 함께 제정신이 돌아오는데 한참 걸렸다. 

 

  아들도 딸도 안부 전화를 때마다 이번엔 잊지 말고 MRI 사진을 갖고 가라고 때마다 당부에 당부를 더했다. 걷다가 만나는 이웃들까지도 채근을 했다. 평생 받아보지 못한 이리 뜨거운 보살핌의 유명세를?  ㅋㅋ

 

  세번째 약속의 , 다행히 결과가 좋았다. 지난 번에 왔을 때만 해도 지팡이를 짚고 갔던 남편이 오늘은 지팡이를 잊고 갔다. 호전의 기미가 조금 있는 같았다. 의사는 사진을 검토하고 검진을 하더니 지금은 수술은 해도 된다고 했다. “야호!” 나중에 다시 도져서 수술을 하게 되더라도 간단한 수술로 쉽게 완치될 있으니 지금은 그냥 두고 보자고 했다. 지난 반년동안 눌리고 초조했던 마음이 날아갈 같이 가벼워졌다. 

의사 당신 운이 좋았어요. 만일 처음 약속 때에 나를 보았다면 의심할 여지 없이 수술을 권했을 겁니다!”

 

  인생의 다반사가 새옹지마다. 좁은 안목으로 울고 웃을 일도 안목으로 보면 새옹지마일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하물며 거퍼 일어난 어처구니 없이 부끄러운 실수가 오히려 행운을 잡는 기회가 되는 수도 있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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