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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매기는 아직도 그곳에서 꿈을 나른다
2018.01.27 03:15
갈매기는 아직도 그곳에서 꿈을 나른다.
초겨울 해변에 는개비 휘날린다.
바다는 안개 발에 갇혀 주제곡은 하얗게 잊고
추임세만 반복하는데
수 백 마리 물새들은 행위미술에 들어갔는지
모래 벌에 풀로 붙인 듯 날개를 접고 있다
검은 머릿돌 바위들을 온탕처럼 품고 있는
바닷가를 누적누적 걷다가
누구는 치앙*의 소리를 들었던가.
문득 물새들을 날려 올리고 싶어졌는데
몽돌 하나 집어 던지면 될 법도 하지만
돌팔매짓은 말도 안 되는 예법
바람을 일으켜 내달아볼까
염소바위 높은 벼랑 위에 갈매기 한 마리
불현듯 목 깊은 소리 꺼내어
부싯돌로 불 켜듯
12월의 하늘을 긋고 날아간다
갑자기 수묵화 한 장 공중으로 떠오른다.
물새들이 만드는 머리 위 커다란 그물망 안에
세상이 들려 올라간다.
파도가 달려 나와
바위 한 자락을 힘껏 물고 뛰어 오른다
* 리차드바크 <jonathan livingston seagull>에 나오는 늙은 스승갈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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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님의 겨울 바다 시, 한눈에 오레곤 캐논 비치의 갈매기떼를 연상케 합니다. 시적 이미지와 단어의 선택 (는개비, 몽돌) 모두 훌륭한 시 라 생각됩니다. 참 좋은 시 주시어 감사드립니다....노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