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미한 새벽을 위한 밤으로의 긴 여정

2007.09.03 02:18

지희선 조회 수:317 추천:21

   '하지만, 만일 비행기 조종사로의 생활이 물질적인 헤택 이외에 다른 아무 것도 가져다 주지 않는다면 제가 왜 그 일을 그토록 사랑합니까?
   저를 기쁘게 한 것은 제가 월급을 쓰는 날이 아니라, 처음 항공우편로가 개설된 부노에스 아이레스에서 30시간이나 잠을 자지 못하고 비행을 한 뒤 곯아 떨어져 있을 때 갑자기 전화가 울리면서 "바로 비행장으로 가야 해. 바로 마젤란 해협으로 가시오..."라는 말을 들었던 그때가 가장 보람있는 날이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침대를 박차고 나왔지요. 저는 비행 도중 잠들까봐 커피를 마신 뒤, 울퉁불퉁한 길을 한 시간이나 타고 가서 비행장에 도착하여 다른 동료들을 만나는 것입니다.
   저는 반 쯤 잠든 채, 이틀 밤이나 자지 못하고 겨울 기후이기 때문에 온 몸이 쑤시는 가운데 아무 말없이 동료들과 악수를 했습니다. 저는 엔진을 가동시켰습니다. 습관적으로 일기 예보를 읽었습니다. 폭풍우, 서리, 강추위... 그리고 저는 희미한 새벽을 향해 밤으로 비행을 했던 것입니다.  
    - 생떽쥐베리의 <고독하기 때문에 필요항 것은 사랑입니다>에서 -

   문학을 한다는 것은 '새벽을 향해 밤으로 떠나는' 긴 여정인지도 모릅니다. 때로는 오는 잠을 떨쳐야 하고, 때로는 울퉁불퉁한 길을 한 시간 아니라, 하루나  한 달, 일 년을 가야하는지도 모릅니다. 겨울 기후 때문에 온 몸이 쑤실 지도 모르지요. 그러면서도 가야하는 길이라지요.
   이왕 가야하는 길이라면,'월급'이라는 숫자에 연연하지 말고 그 보다 더 가치 있고 즐거운 그 무엇을 위해서 신발끈을 조여야 하겠지요. 같은 길을 가는 문우로서, 수필인으로서 문학 서재 여심을 진심으로 축하 드립니다.
   프로 의식을 가지고 열심히 해 봅시다. '새벽'은 희미하지만, 이윽고 아침은 오고야 말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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