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창가에서

2003.04.01 14:45

정용진 조회 수:754 추천:157

비오는 창가에서
빗소리를 들으며
유리창이 씻기는 모습을
바라다보면

가냘픈 내 영혼도
수정처럼 맑게 씻기는
기쁨을 얻는다.

산길을 덮으며
눈이 오던 날
가슴 가득 차오르던
충만감

땅거미가 내리는
어스름
봉당을 올라서며
눈을 털던
발소리가 그립다.

비오는 날엔
온종일
잊혀진 사람의 소식이
기다려진다.

빗물이 흐르는
창 밖에
유채화로 서 있는
너의 얼굴

아직도
창 밖에는
귀에 익은
발소리처럼
저벅저벅
비가 나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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