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를 끄덕이다
2018.01.28 03:59
고개를 끄덕이다
-유제경화백에게
인천 공항을 빠져나와 서울에 볼일은 며칠 뒤로 밀어놓고
영종도에 있다는 행복마을로 핸들을 돌렸습니다
추수 끝난 논밭 옆으로 야산을 지나며 길은 좁아지는데
이리 저리 길이 몸을 틀 때마다
과속방지턱을 놓아두고 있었습니다
행복을 만나라 가려면 과속은 금물인가요
방지턱을 넘을 때마다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었습니다
벌써 마을은 발밤바밤 어둠속으로
행복도 익으려면 숙면이 필요하겠지요
마을은 아직 바다안개를 덮고 꿈길이지만
옷깃을 여며 이른 아침를 나섰습니다
갑자기 길 건너 해묵은 풀숲에서
수많은 새들이 매김소리로 떠오릅니다
때맞추어 터지는 태양, 금빛 날개 짓
온 누리에 받음소리가 반짝입니다
행복이 지천입니다
가장 빛나는 행복, 그대 몫으로
내 몫으로 그대 행복의 옆가지 하나 점찍어 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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