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우리 집 10대 뉴스/이금영
2010.01.01 04:33
소띠 해여 안녕
-2009년 우리 집 10대 뉴스-
전주안골노인복지관 수필창작반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창작 수요반 이금영
소띠 해여 안녕!
2009년 기축(己丑)년 소띠해가 저물고 있다. 봄의 시작에서부터 큰 별이시며 온 국민의 정신적 지주이셨던 김수환 추기경님께서는 우리에게 ‘고맙습니다. 서로 사랑 하세요’를 유언으로 남기고 떠나셨고, 온 산하가 녹음으로 우거질 때 서민의 대표로 민주화를 꿈꾸었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로 국민의 슬픔이 채 가시기도 전 또 이어진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는 가슴을 먹먹하게 하는 등 다사다난한 한 해였다. 제야의 종소리를 들으며 소걸음만큼이나 더디 지나간 기축 년을 되돌아보았다. 빙상 위의 천사 김연아의 독무대로 그나마 위로를 받을 수 있었다. 한 해 동안의 우리 집 가족사를 돌아보니, 올해 대학 졸업반인 아들의 취업이 확정되어 우리 가족 모두의 기쁨이 컸다.
1. 아들 신동민 엘지전자 입사
졸업을 앞두고 좁은 취업의 터널을 뚫기 위해 여름휴가와 명절도 없이 공부에 매진하더니 따끈따끈한 기쁜 선물을 가족들에게 안겨주었다. 12월초부터 3개월 연수에 들어갔는데, LG의 역사, 브랜드, 경영이념, 재무 등에 대하여 배우고, 운동회, 동영상 만들기, 모의경영, 신제품 개발, 필기시험, 독후감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하여 250명 중에서 선발되어 우수상을 받았다고 이메일로 자세하게 알려주었다. 아들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2. 남편 신재철, 대한민국회화 대상전 수채화부문 특선
교직에서 퇴직하고 2년 남짓 그림을 그렸는데 올해는 미술전람회에 출품도 했다. 여름에는 한국미술협회 전주지부가 주관한 제5회 전국 온 고을 미술대전에 출품하여 입선을 하였고, 12월엔 미술평론사가 주관한 대한민국회화대상전에 역시 수채화를 출품하여 특선의 영광을 얻었다. 인터넷 창에 개인 블로그를 만들어 그동안 그린 그림들을 전시하고 있다. 무엇이든 시작하면 적극적이고 긍정적이다. 격려와 찬사를 보낸다. 퇴직하고 남편의 가방이 다섯 개로 늘었다.
3. 딸 신나리, 입사 3년 만에 대리직으로 승진
SK 컴뮤니케이션즈에 입사해 장미꽃바구니를 받은 지가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3년이 지나 대리로 승진하였다. 사회 초년생이 직장생활에 적응하며 힘든 점도 많았다고 한다. 그리고 승진휴가를 얻어 배낭여행으로 남미 페루, 볼리비아, 칠레 등을 다녀왔다. 고생도 했겠지만 여행가의 저력을 과시했다.
4. 용머리성당 본당 ME부부 대표를 맡다
2008년 1월초 ME주말을 경험하고 본당내모임에 적극 참여하였다. 그리하여 배우자의 가치관을 존중하며 격려하고 부부의 행복한 삶을 키워나가는 그 모임의 대표를 맡았다. 남편이나 아내의 참 모습을 발견하고 서로가 새로운 눈으로 바라보게 되며, 보람되고 행복한 부부생활을 지속하는 방법을 익히게 되는 특별한 경험으로서 결혼 5년차부터 종교를 떠나 누구나 받을 수 있는 교육이다. 더 행복하고 더 풍요로운 부부생활을 위해 매리지 엔카운터(Marrige Encounter) ME는 사랑하는 배우자에게 혼인의 새 꿈을 선물할 수 있다.
5. 행촌수필문학회 회원 가입
아직 등단은 못했지만 문학단체인 행촌수필문학회에 가입하여 내 수필이 문학동인지인 《행촌수필》 봄, 가을 호에 두 번이나 실려 독자들에게 선보였다. 또 《참 좋은 사람》 9월호에 내 작품이 실렸다. 교수님께 감사드리고, 행촌수필문학회 회원들과 전라남도 여수 향일암 문학기행도 행복한 기분으로 어울려 다녀올 수 있었다.
6.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창작 수요반 가을학기 등록
수필을 좀 더 폭넓게 공부하고 싶어 전주안골복지관과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두 군데에 등록하였다. 월요일 오후와 수요일 오전에 수필공부를 한다. 나의 수필쓰기는 결코 서두르지 않을 것이다. 월요반에서는 젊은이 축에 들지만 수요반에서는 아마도 내가 왕 언니인 것 같다. 모두가 나에게 도움을 주는 문우들이다.
7. 다문화가족 한국어강사 교육을 받다
다문화가정에 관심은 있었지만 그들과 같이할 기회가 없었는데 우연한 기회에 한국어강사교육을 받게 되었다. 총 120시간인데 이번에 받은 교육은 축소한 48시간이었는데 수료증을 받았다. 다문화가족은 이주여성들의 한국어와 문법, 한국문화에 대한 이해와 언어, 자녀들과 의사소통의 부재 등이 가장 큰 문제라고 하였다. 그들에게 다소나마 외롭지 않게 위로도 해주고 한국어도 가르쳐 주며 도움을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8. 남해로 행복한 가족여행을 다녀오다
참으로 오랜만에 가족여행을 남도의 섬 거문도와 백도를 목적지로 정하고, 늦가을의 아름다운 풍광을 만끽하였다. 무궁화호 기차를 타고 1박 2일의 일정으로 세 식구가 같은 방을 쓰며 이틀을 같이 지내는 일 자체가 행복했다. 다음은 아들도 참석할 수 있는 여행을 기획해야겠다. 이번 여행은 딸내미가 마련한 효도여행이었다.
9. 주말농장에서 감자와 참깨 수확
올해는 밭농사 품종을 작년보다 많이 늘렸다. 자주색 감자와 참깨도 심었고, 참외 모종도 심었다. 아삭하고 달콤한 그 참외 맛은 목마를 때 새참으로 최고였다. 실험삼아 심어본 참깨는 생각 외로 잘되었다. 참깨 터는 재미는, 깨가 쏟아진다는 그 말이 실감날 정도였다. 올해는 값이 비싼 참개를 사지 않고 내가 수확한 걸로 이용해도 충분하다. 내년에는 두 두럭 더 심을 예정이다. 참외와 참깨는 비를 싫어하는 농작물인 것을 이제야 알게 되었다. 수박모종도 해야겠다. 주말에 밭에 나가 흙을 밟고 쑥쑥 자라는 푸른 채소와 농작물들을 가꾸는 것이 재미있고 행복했다. 씨를 뿌리고 콩을 심으며 어둠이 짙게 깔릴 때 흙을 털고 일어나면서 비록 졸작이지만 나의 수필 <감자>와 <새가 먹고, 벌레가 먹고>를 낳을 수 있었다.
10. 38세 조카딸의 결혼
큰집 조카딸 올드미스 신인실이 12월 끝 주에 39세 된 총각과 결혼식을 올렸다. 잔치 집에 온 동네아낙들이 모여 전을 지지는 냄새가 사방팔방으로 퍼지고, 인절미 찰떡을 빚어 안방에도 그득하고 마루와 마당에서도 온통 푸짐한 떡 잔치다. 만혼인 이들은 찰떡궁합임에 틀림없다. 하느님의 은총으로 성가정을 이루고 행복한 부부가 되기를 기원한다.
올해는 소띠 해다. 닭띠와 소띠가 만나 반평생을 조용히 서로 탓하지 않고, 아들딸 낳아 키우고 닭이 소를 쳐다보듯, 소가 닭을 쳐다보듯 살아간다는 것도, 서로 상대를 지켜주고 응원해주는 삶이라 생각한다. 모든 일은 생각하기 나름이니까.
닭이 소 여물통을 독차지하고 제 밥그릇인 양 쪼아 먹고 헤쳐 놓아도 소는 제 가족인 양 맡기고 흐뭇하게 바라보는 넉넉함처럼 서로 포용하고 신뢰하며 살고 싶다. 2009년은 초조하고 답답했던 해였지만 우리 가족은 한 해의 마무리를 잘 한 것 같다. 경인년(庚寅年)은 백호처럼 활기차고 희망찬 새해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2009년 우리 집 10대 뉴스-
전주안골노인복지관 수필창작반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창작 수요반 이금영
소띠 해여 안녕!
2009년 기축(己丑)년 소띠해가 저물고 있다. 봄의 시작에서부터 큰 별이시며 온 국민의 정신적 지주이셨던 김수환 추기경님께서는 우리에게 ‘고맙습니다. 서로 사랑 하세요’를 유언으로 남기고 떠나셨고, 온 산하가 녹음으로 우거질 때 서민의 대표로 민주화를 꿈꾸었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로 국민의 슬픔이 채 가시기도 전 또 이어진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는 가슴을 먹먹하게 하는 등 다사다난한 한 해였다. 제야의 종소리를 들으며 소걸음만큼이나 더디 지나간 기축 년을 되돌아보았다. 빙상 위의 천사 김연아의 독무대로 그나마 위로를 받을 수 있었다. 한 해 동안의 우리 집 가족사를 돌아보니, 올해 대학 졸업반인 아들의 취업이 확정되어 우리 가족 모두의 기쁨이 컸다.
1. 아들 신동민 엘지전자 입사
졸업을 앞두고 좁은 취업의 터널을 뚫기 위해 여름휴가와 명절도 없이 공부에 매진하더니 따끈따끈한 기쁜 선물을 가족들에게 안겨주었다. 12월초부터 3개월 연수에 들어갔는데, LG의 역사, 브랜드, 경영이념, 재무 등에 대하여 배우고, 운동회, 동영상 만들기, 모의경영, 신제품 개발, 필기시험, 독후감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하여 250명 중에서 선발되어 우수상을 받았다고 이메일로 자세하게 알려주었다. 아들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2. 남편 신재철, 대한민국회화 대상전 수채화부문 특선
교직에서 퇴직하고 2년 남짓 그림을 그렸는데 올해는 미술전람회에 출품도 했다. 여름에는 한국미술협회 전주지부가 주관한 제5회 전국 온 고을 미술대전에 출품하여 입선을 하였고, 12월엔 미술평론사가 주관한 대한민국회화대상전에 역시 수채화를 출품하여 특선의 영광을 얻었다. 인터넷 창에 개인 블로그를 만들어 그동안 그린 그림들을 전시하고 있다. 무엇이든 시작하면 적극적이고 긍정적이다. 격려와 찬사를 보낸다. 퇴직하고 남편의 가방이 다섯 개로 늘었다.
3. 딸 신나리, 입사 3년 만에 대리직으로 승진
SK 컴뮤니케이션즈에 입사해 장미꽃바구니를 받은 지가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3년이 지나 대리로 승진하였다. 사회 초년생이 직장생활에 적응하며 힘든 점도 많았다고 한다. 그리고 승진휴가를 얻어 배낭여행으로 남미 페루, 볼리비아, 칠레 등을 다녀왔다. 고생도 했겠지만 여행가의 저력을 과시했다.
4. 용머리성당 본당 ME부부 대표를 맡다
2008년 1월초 ME주말을 경험하고 본당내모임에 적극 참여하였다. 그리하여 배우자의 가치관을 존중하며 격려하고 부부의 행복한 삶을 키워나가는 그 모임의 대표를 맡았다. 남편이나 아내의 참 모습을 발견하고 서로가 새로운 눈으로 바라보게 되며, 보람되고 행복한 부부생활을 지속하는 방법을 익히게 되는 특별한 경험으로서 결혼 5년차부터 종교를 떠나 누구나 받을 수 있는 교육이다. 더 행복하고 더 풍요로운 부부생활을 위해 매리지 엔카운터(Marrige Encounter) ME는 사랑하는 배우자에게 혼인의 새 꿈을 선물할 수 있다.
5. 행촌수필문학회 회원 가입
아직 등단은 못했지만 문학단체인 행촌수필문학회에 가입하여 내 수필이 문학동인지인 《행촌수필》 봄, 가을 호에 두 번이나 실려 독자들에게 선보였다. 또 《참 좋은 사람》 9월호에 내 작품이 실렸다. 교수님께 감사드리고, 행촌수필문학회 회원들과 전라남도 여수 향일암 문학기행도 행복한 기분으로 어울려 다녀올 수 있었다.
6.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창작 수요반 가을학기 등록
수필을 좀 더 폭넓게 공부하고 싶어 전주안골복지관과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두 군데에 등록하였다. 월요일 오후와 수요일 오전에 수필공부를 한다. 나의 수필쓰기는 결코 서두르지 않을 것이다. 월요반에서는 젊은이 축에 들지만 수요반에서는 아마도 내가 왕 언니인 것 같다. 모두가 나에게 도움을 주는 문우들이다.
7. 다문화가족 한국어강사 교육을 받다
다문화가정에 관심은 있었지만 그들과 같이할 기회가 없었는데 우연한 기회에 한국어강사교육을 받게 되었다. 총 120시간인데 이번에 받은 교육은 축소한 48시간이었는데 수료증을 받았다. 다문화가족은 이주여성들의 한국어와 문법, 한국문화에 대한 이해와 언어, 자녀들과 의사소통의 부재 등이 가장 큰 문제라고 하였다. 그들에게 다소나마 외롭지 않게 위로도 해주고 한국어도 가르쳐 주며 도움을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8. 남해로 행복한 가족여행을 다녀오다
참으로 오랜만에 가족여행을 남도의 섬 거문도와 백도를 목적지로 정하고, 늦가을의 아름다운 풍광을 만끽하였다. 무궁화호 기차를 타고 1박 2일의 일정으로 세 식구가 같은 방을 쓰며 이틀을 같이 지내는 일 자체가 행복했다. 다음은 아들도 참석할 수 있는 여행을 기획해야겠다. 이번 여행은 딸내미가 마련한 효도여행이었다.
9. 주말농장에서 감자와 참깨 수확
올해는 밭농사 품종을 작년보다 많이 늘렸다. 자주색 감자와 참깨도 심었고, 참외 모종도 심었다. 아삭하고 달콤한 그 참외 맛은 목마를 때 새참으로 최고였다. 실험삼아 심어본 참깨는 생각 외로 잘되었다. 참깨 터는 재미는, 깨가 쏟아진다는 그 말이 실감날 정도였다. 올해는 값이 비싼 참개를 사지 않고 내가 수확한 걸로 이용해도 충분하다. 내년에는 두 두럭 더 심을 예정이다. 참외와 참깨는 비를 싫어하는 농작물인 것을 이제야 알게 되었다. 수박모종도 해야겠다. 주말에 밭에 나가 흙을 밟고 쑥쑥 자라는 푸른 채소와 농작물들을 가꾸는 것이 재미있고 행복했다. 씨를 뿌리고 콩을 심으며 어둠이 짙게 깔릴 때 흙을 털고 일어나면서 비록 졸작이지만 나의 수필 <감자>와 <새가 먹고, 벌레가 먹고>를 낳을 수 있었다.
10. 38세 조카딸의 결혼
큰집 조카딸 올드미스 신인실이 12월 끝 주에 39세 된 총각과 결혼식을 올렸다. 잔치 집에 온 동네아낙들이 모여 전을 지지는 냄새가 사방팔방으로 퍼지고, 인절미 찰떡을 빚어 안방에도 그득하고 마루와 마당에서도 온통 푸짐한 떡 잔치다. 만혼인 이들은 찰떡궁합임에 틀림없다. 하느님의 은총으로 성가정을 이루고 행복한 부부가 되기를 기원한다.
올해는 소띠 해다. 닭띠와 소띠가 만나 반평생을 조용히 서로 탓하지 않고, 아들딸 낳아 키우고 닭이 소를 쳐다보듯, 소가 닭을 쳐다보듯 살아간다는 것도, 서로 상대를 지켜주고 응원해주는 삶이라 생각한다. 모든 일은 생각하기 나름이니까.
닭이 소 여물통을 독차지하고 제 밥그릇인 양 쪼아 먹고 헤쳐 놓아도 소는 제 가족인 양 맡기고 흐뭇하게 바라보는 넉넉함처럼 서로 포용하고 신뢰하며 살고 싶다. 2009년은 초조하고 답답했던 해였지만 우리 가족은 한 해의 마무리를 잘 한 것 같다. 경인년(庚寅年)은 백호처럼 활기차고 희망찬 새해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