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과 비

2008.02.06 00:31

정용진 조회 수:50

바람은
비의 머리다.
물가에 맴돌던 봄비를 끌고 와
마른 언덕에 초록 물감을 풀고
붉은 장미꽃을 피운다.

바람은
비의 꼬리다.
구름 속에 머물던 찬비를 밀고 와
가을들에 황금 비단자락을 펼치며
성숙을 재촉하고
늘어선 나무마다
붉은 코사지를 달아준다.

아내는
빗물이 흘러내리는
창가를 바라보며
서리 내린 머리에
검은 염색약을 바른다.
그의 손이 빗줄기처럼
가늘게 떨리고 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599 어느 시인의 미술관 배희경 2008.02.09 34
4598 별이 빛난 밤 이용애 2008.02.09 56
4597 얼굴이 있었다 배희경 2008.02.09 54
4596 수봉자훈(秀峯自訓) 정용진 2008.02.09 48
4595 지금 가장 추운 그곳에서 떨고 있는 그대여 이승하 2008.02.08 48
4594 쓸쓸한 명절 연휴를 보내고 있답니다 이승하 2008.02.08 52
4593 몸살 박정순 2008.02.08 48
4592 마네킹 박정순 2008.02.08 52
4591 봄은 오려나 유성룡 2008.02.08 59
4590 청한(淸閑) 정용진 2008.02.08 40
4589 혼돈의 깃발 강성재 2008.02.08 50
4588 꼬리연을 날리다 강성재 2008.02.08 53
4587 동백꽃 기다리며 장정자 2008.02.08 44
4586 늙은 어머니를 씻기며 장태숙 2008.02.06 43
4585 몸살 고치기 오영근 2008.02.06 54
4584 정용진 2008.02.06 41
4583 哀悼 金榕八 詩伯 정용진 2008.02.06 38
» 바람과 비 정용진 2008.02.06 50
4581 Le Roi Dense 박정순 2008.02.04 43
4580 멱고배당국 오영근 2008.02.04 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