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나무

2008.02.20 13:37

이용애 조회 수:56 추천:1

    겨울 나무

              이 용 애

골목 어귀에
홀로 서있는 정원수
뭉턱 뭉턱 잘려 나간 팔 쳐들고
겨울 바람에 떨고 섰다
너무 아려 내리지도 못 한 채

무성한 가지 키워
그늘 풍성히 드리운 죄였을까
저토록 무참하게
난도질을 당한 까닭은

소리 죽여 호소하는 너를
차마 바로 볼 수 없어
고개 돌리고 지나는데
빗방울이 후두둑 내 볼을 적신다
아! 봄을 재촉하는 이 비

봄이 오면
저 아린 몸에서도
새 잎이 돋아 날 수 있을까
잔 가지도 뻗어 날 수 있을까

흉하게 잘린 팔
눈부신 새 옷으로 감싸고
환하게 웃을 수 있을 꺼야
봄이 오면
그래, 봄이 오면


            2. 21. 08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719 맥시코 국경에서 정국희 2008.02.23 52
4718 미주 한인 소설 연구 (11) 박영호 2008.02.23 45
4717 미주 한인 소설 연구 (10) 박영호 2008.02.23 45
4716 겨울 산정 (2) 박영호 2008.02.23 48
4715 미당(未堂) 서정주(徐廷柱)의 시세계 박영호 2008.02.23 59
4714 illish 유성룡 2008.02.22 51
4713 心惱 유성룡 2008.02.22 46
4712 노망떠는 연애편지 오영근 2008.02.22 31
4711 노을 이월란 2008.02.21 43
4710 바람서리 이월란 2008.02.20 41
» 겨울 나무 이용애 2008.02.20 56
4708 봄을 심었다 김사빈 2008.02.20 68
4707 김칫독 김치맛 강성재 2008.02.20 52
4706 박쥐의 탄생 오영근 2008.02.19 51
4705 곱사등이춤 이월란 2008.02.18 55
4704 날아가버린 글 박정순 2009.11.03 44
4703 설날에 떠나는 마음의 고향/'이 아침에'미주중앙일보 조만연.조옥동 2011.02.05 77
4702 동문서답 이월란 2010.10.29 78
4701 한 마음 이월란 2010.10.29 74
4700 타임래그 2 이월란 2010.10.29 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