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시코 국경에서
2008.02.23 08:10
맥시코 국경에서
차가 쭉쭉 잘 빠질 때부터
알아 봤어야 했다
잘못 들어 선 길이었음을
출퇴근하는 사람들처럼
기계에 카드를 인식시키지 못하고
쭈삣쭈삣 당황한 표정을 짓자
검지가 튀어 나와
까딱까딱 오라는 시늉을 하더니
탐색이 천성적으로 배어있는
유니폼 앞에 차를 세워 둔다
매사에
덜렁덜렁 살아 온 삶이었음을
뼈저리게 후회하고 있는데
생긴 것과 마음이
함께 고약해 보이는 인상이
칼날같은 눈을 세우고
없는 죄도 씌울 듯
물어보고 또 물어보고
트렁크를 뒤지기 시작한다
겁나게 엄포 놓는 위세 앞에
내 이민의 삶이
애초부터
잘못 들어 선 길이었음을 용서 비는 데
주눅 든 눈에서
왈칵
설움이 쏟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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