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다는 것은
2008.07.12 04:11
생각만큼 그리 길지 않는 터널을,
세월의 무게 한 켠을,
온 몸으로 서성이다 주저앉았다 고꾸라졌다
눈물 흘린다는 건 오히려 한가한 사치일 뿐
목으로 넘어오는 절망을 다 토해내지 못하고
신음도 거절당해
움켜쥐는 가슴만 눈물로 씻어내다
헛헛해 뒤돌아 서니
어느새 세월은
돌아오지 않는 희망이 되었다
가다가 어디로 가는지 오는 길인지
가는 길인지
방향조차도 어지러워
제 갈길도 찾지 못하다가
이제 겨우 터널 한쪽에 비치는
가녀린 빛 한줄기 찾아내고서
작은 소망 한 소절 노래하려 한다
턱없이 힘겨운 댓가 다 치르고
소진하여 더 머물 수 없는 진액을 짜듯 하여
서쪽으로 지는 붉은 노을 그 장쾌한 잦아짐으로
뿜어내는 마지막 사랑의 절규는
엉걸퀴같은 온갖 시름을
지워 버리고도 남아
기다림도 가시고 눈물도 가시고
잦아드는 외로움도 저물어 간다는
마음 한 웅큼 비우는 것으로
세월이 남긴 마지막 유산을 태워버리는.
장 정자
세월의 무게 한 켠을,
온 몸으로 서성이다 주저앉았다 고꾸라졌다
눈물 흘린다는 건 오히려 한가한 사치일 뿐
목으로 넘어오는 절망을 다 토해내지 못하고
신음도 거절당해
움켜쥐는 가슴만 눈물로 씻어내다
헛헛해 뒤돌아 서니
어느새 세월은
돌아오지 않는 희망이 되었다
가다가 어디로 가는지 오는 길인지
가는 길인지
방향조차도 어지러워
제 갈길도 찾지 못하다가
이제 겨우 터널 한쪽에 비치는
가녀린 빛 한줄기 찾아내고서
작은 소망 한 소절 노래하려 한다
턱없이 힘겨운 댓가 다 치르고
소진하여 더 머물 수 없는 진액을 짜듯 하여
서쪽으로 지는 붉은 노을 그 장쾌한 잦아짐으로
뿜어내는 마지막 사랑의 절규는
엉걸퀴같은 온갖 시름을
지워 버리고도 남아
기다림도 가시고 눈물도 가시고
잦아드는 외로움도 저물어 간다는
마음 한 웅큼 비우는 것으로
세월이 남긴 마지막 유산을 태워버리는.
장 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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