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새가 되어
2008.08.05 02:09
산책길에 절벽처럼 끝난 새의 주검을 만났다
구름, 하늘, 연, 굴뚝, 교회당 첨탑,
그리고 아버지의 모자
늘 높은 곳을 처다 보기를 좋아한 유년의 뜰,
그 뜨락은 나에게 날개를 달아주었다
어느 날 떼 지어
밑변이 없는 삼각형으로 날아가는 철새들
바라보았을 때의 떨림
마음속에 창공 하나 키우기 시작했다
목이 길어 학이 될까
밤눈이 밝은 부엉이가 될까
높이는 더 높이로 이어지고
겹겹이 상처테* 늘어난
오늘
체온이 달아난 깃털이 다시 일어서서
오랫동안 잊고 지내 온 어릴 적 날개를 끌어냈다
아, 들리는
무수한 날개 퍼덕이는 소리
성전 지붕을 뚫고 날아오르는 소리
새의 죽음은 주검을 건너
벌써 기도가 되어있었다.
*상처의 연륜
댓글 0
|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 5859 | 문----------------------------시집2 | 이월란 | 2008.08.09 | 57 |
| 5858 | 독도 결혼행진곡 | 오영근 | 2008.08.09 | 55 |
| 5857 | 사라진것에 대한 쓸쓸함 | 박정순 | 2008.08.10 | 49 |
| 5856 | 동네 한바퀴 | 윤석훈 | 2009.05.06 | 57 |
| 5855 | 키 | 정용진 | 2008.08.09 | 43 |
| 5854 | 이래저래 한 세상 살아가다 보면 | 장정자 | 2008.08.06 | 24 |
| 5853 | 무화과 나무 | 장정자 | 2008.08.06 | 53 |
| 5852 | 카지노 1 | 한길수 | 2009.04.08 | 42 |
| 5851 | 백합 | 정용진 | 2009.04.09 | 50 |
| 5850 | Anger Management | 이월란 | 2010.06.12 | 49 |
| 5849 | 캄브리아기의 평화 | 이월란 | 2008.08.05 | 53 |
| 5848 | 얼굴 | 정용진 | 2008.08.05 | 53 |
| 5847 | 담쟁이 부부 / 김영교 | 김영교 | 2011.08.11 | 51 |
| » | 오늘은 새가 되어 | 김영교 | 2008.08.05 | 41 |
| 5845 | 부산여자 | 이월란 | 2008.08.04 | 46 |
| 5844 | 가을 비 작품 1 | 김영교 | 2011.07.29 | 43 |
| 5843 | 연애질 | 이월란 | 2008.08.03 | 52 |
| 5842 | 불빛 | 정용진 | 2008.08.03 | 58 |
| 5841 | 산학교에 간다 / 중앙일보11/24/08 | 김영교 | 2008.08.04 | 48 |
| 5840 | 지진, 그 날 | 오연희 | 2008.08.01 | 5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