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 벽화

2008.11.07 01:44

김희주 조회 수:43

  
  
  
그림자 벽화

              김 희 주


똑,똑
신호도 없이
삐죽 열린
커튼 사이로
그림자 하나
들어왔습니다

조금
방심한 사이에
거짓 없는 형체로
서 있습니다


지붕아래
외등 불빛에 떠밀려
여기까지 왔노라고
쑥스럽게 몸을
흔들기도 합니다

장난기가 발동하여
참대 위에 누이려
커튼 자락으로
틈새를 꼭꼭 여미었습니다

깜짝놀라
사랑은 그런거 아니라며
달아나 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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