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힌 대화

2009.02.12 05:12

이영숙 조회 수:65



십 년 만에 한국 나간 딸이
일곱 살 젖내 풍기며 헤어진 친구를
열일곱 숙녀 되어 만났다

한국의 된장은 영어에 자신 없어
미국에서 날아간 치즈는 한국말 부족 때문에
서로 두려움과 망설임을 가슴에 숨기고
십년의 그리움으로 함께 만났다

어제까지 머슬머슬하던
된장과 치즈는
하루를 같이 지낸 다음
화음을 만들었다

태평양을 건너 십년의 세월도 해결하건만
너와 나는 어제까지 수많은 단어가 오갔는데도
여전히 끝말 잊기가 되지 않는다
같은 식당 한 테이블에 마주 앉아
김치와 된장을 먹었음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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