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베큐 파티
2009.07.09 02:24
김치를 담그고 갈비를 먹고 싶다는 녀석들과
아쉬칸, 마이클 그리고 몇 명의 손님을 불렀다.
수영장은 사라지고 뒷쪽 말끔하게 메꾸지 못한 곳은
머리 빠져나간 모습같다.
아이들.... 여전히 잘먹는다.
다른 건 몰라도 갈비는 양념방법을 꼭 가르쳐 달라는
둘째 녀석의 아부가 이쁘다.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고
양념장을 만드는 것부터가 시중에서 양념을 산것과 다른 것을
바로 엄마의 사랑 때문이라고 강조하면서.
좀 많은 양을 쟀다는 생각을 했는데도
남자 녀석들이라서 그런지 그 많은 양이 깨끗하게
사라졌다. 혼자 마신 맥주에 취해서
텅빈 집에 쌓인 이야기들이 술술술 풀려나간다.
사는 것은 똑 같은데 어느 곳이 좋으냐는 질문...
조금 여유를 갖고 나를 바라볼 수 있는 것과
한치의 여유없이 앞만 보고 달려가는 삶의 방식의 차이가
바로 이곳과 서울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말없이 혼자 캐나다 갔다고 눈물 짓는 재은이의 목소리와
아이들의 재잘거림이 그립다고 했더니,
큰 녀석, 대충 질투다.
"왜냐면 그애들이 너희들 애기때 모습 같으니까. 그래서 더 이뻐"
채리를 먹다 목에 걸리는 아이들의 눈망울이 걸린다. 정윤이랑
재은이는 이런걸 좋아하고 울 딸 하나랑 마이클은 이런 걸 잘먹고
가비는 그렇고, 채민이랑 은영이는 케익을 잘 먹으며
주현이랑 주영이는.... 음식을 하다보면 늘 그렇게 마주치는
아이들의 모습은 어쩔 수 없는 엄마이며
버릴 수 없는 직업인 것 같다.
모두들, "인생 길지 않다."
길지 않은 인생을 헛되이 보내고 있는 것일까? 말없이 응원해 주는
눈빛에 홀로 힘냈다가 홀로 주저 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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